[Focus] 베트남 파고드는 '초록병'…마트도 거리도 '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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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베트남 파고드는 '초록병'…마트도 거리도 '진로'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6월 21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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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따히엔 맥주거리'에 있는 한식당 '진로BBQ'에서 영업사원들이 두꺼비 탈을 쓰고 '진로소주'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 = 안솔지 기자]
베트남 하노이 '따히엔 맥주거리'에 있는 한식당 '진로BBQ'에서 영업사원들이 두꺼비 탈을 쓰고 '진로소주'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 = 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하이트진로 과일소주 즐겨 마십니다. 특별한 날 친구들과 술자리 분위기 띄울 때 마시기 좋아요"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현지 소주 시장을 뜨겁게 적시고 있다. 1968년 베트남 첫 수출 이후 2016년 하노이 법인, 2018년 호치민 지사 설립 등을 통해 현지 공략을 강화한 결과다.

하이트진로의 베트남 법인 판매량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4.4%씩 성장했다. 최근 3개년 연평균만 보면 무려 약 31%에 달한다. 지난해 현지 판매량은 베트남 진출 이후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을 정도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021년 베트남 증류주 시장 점유율(5.4%) 1위 브랜드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하이트진로는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가정채널을 넘어 유흥채널 공략을 통해 '진로 소주'로 베트남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 베트남 현지 마트 '입점률 90%'…치열한 매대 경쟁도
현재 베트남에는 약 9000여개의 대형마트가 분포하고 있으며, 이중 하이트진로 제품 입점률은 90%에 달한다. 베트남 현지에서 압도적인 가정채널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대형마트 채널에 발빠르게 입점한 덕분으로 보인다.

[사진 = 안솔지 기자]
[사진 = 안솔지 기자]

지난 13일 방문한 베트남 하노이의 후지마트(Fuji Mart) 주류 매대 한 켠에는 하이트진로 제품 '단독 매대'가 펼쳐져 있었다. 제일 윗칸에는 참이슬 후레쉬와 진로이즈백 등 레귤러 제품으로 채워졌고, 그 아래칸들은 복숭아·청포도·자몽·자두·딸기 등 과일소주 '에이슬' 시리즈 단품과 기획세트가 가득 들어찼다.

후지마트는 한국의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GS더프레시와 비슷한 기업형 슈퍼마켓이다.

현재 베트남 내 후지마트 11개 점포 중 3개 점포에 하이트진로 단독 매대가 설치돼 있다. 후지마트가 향후 50개까지 점포를 늘릴 계획인 만큼, 점포 확장에 따라 하이트진로 단독 매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후지마트 내에 설치된 하이트진로 단독 매대. [사진 = 안솔지 기자]
후지마트 내에 설치된 하이트진로 단독 매대. [사진 = 안솔지 기자]

후지마트 한 점포에서 판매되는 제품만 약 300병 가량이다. 한 병당 가격은 6만5000동으로 한화로 약 3500원 정도이며,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청포도에이슬'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베트남은 대형마트, 편의점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신규 매장 오픈 시 자사 제품을 가장 좋은 자리에 놓도록 협의하고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도 청포도에이슬이 가장 인기가 많은 편이며, 과일소주로 입문한 소비자들을 레귤러 제품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이며 "마트 내에서 시음 판촉행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날이 저물면서 현지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가득 들어찬 '따히엔 맥주거리' [사진 = 안솔지 기자]
날이 저물면서 현지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가득 들어찬 '따히엔 맥주거리' [사진 = 안솔지 기자]

◆ 베트남 MZ '핫플'에서도 곳곳에서 진로로 '짠~'
날이 저물때 쯤이면 베트남 젊은이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벼대는 현지 '핫플레이스'에서도 '진로 소주'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3일에는 베트남 하노이의 '따히엔 맥주거리'를 방문했다. 따히엔 맥주거리는 MZ 감성 노포들이 들어차 '힙지로'로 불리는 을지로를 연상시켰다. '맥주거리'답게 테이블에 앉아있는 손님 대부분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으나, 현지 젊은이들이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따히엔 맥주거리는 사거리가 모두 맥주거리로 형성돼 있는데, 지난해 이맘때 40% 정도였던 진로 소주 입점률이 올해 82%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따히엔 맥주거리 매장 가격표. [사진 = 안솔지 기자]
따히엔 맥주거리 매장 가격표. [사진 = 안솔지 기자]

'서민 술'로 익숙한 한국과 달리 현지에서 '진로 소주'의 가격은 꽤나 높았다. 

실제 매장 가격표를 보면 타이거 맥주가 3만5000동(약 1900원), 버드와이저가 5만동(약 2700원)인 것과 달리 진로 소주는 12만동(약 6500원)~15만동(약 8100원)으로 3~4배가량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베트남 소득 수준이 오르면서 판매량도 늘고 있다고 하이트진로 측은 설명했다.

따히엔 맥주거리에서 '과일소주'를 즐기는 현지 젊은이들 모습. [사진 = 안솔지 기자]
따히엔 맥주거리에서 '과일소주'를 즐기는 현지 젊은이들 모습. [사진 = 안솔지 기자]

이날 따히엔 맥주거리에서 친구와 과일소주를 마시던 한 응우옌 안 톤 린 씨는 "젊은 층은 대체로 소주에 대해 알고 있고 다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며 "과일소주를 좋아하고, 맥주보다 3배 정도 비싸긴 하지만 기분 내면서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맥주거리에는 한식당이 약 80개가량 있는데, 그중에는 '진로BBQ'라는 식당도 있다. 식당 앞에는 하이트진로 캐릭터인 두꺼비 인형 탈을 쓴 직원들과 '진로 소주' 티셔츠를 입은 영업사원들의 판촉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다. 

한 여성 영업사원은 "맥주거리에서 만난 손님들 모두 과일소주를 특히 좋아한다"며 "향과 맛이 달달하고 도수가 낮아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식당을 연상시키는 '진로BBQ' 입구와 내부 모습. [사진 = 안솔지 기자]
한국 식당을 연상시키는 '진로BBQ' 입구와 내부 모습. [사진 = 안솔지 기자]

 

진로BBQ 매장 내에서 현지 젊은이들이 참이슬 후레쉬를 마시며 회식을 즐기고 있다. [영상 = 하노이 공동취재단]
진로BBQ 매장 내에서 현지 젊은이들이 참이슬 후레쉬를 마시며 회식을 즐기고 있다. [영상 = 하노이 공동취재단]

내부에 들어서면 마치 한국의 야외 고깃집에 온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익숙한 한글 간판과 고깃집 테이블, 그리고 한국식 불판에 삼겹살과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곳을 운영하는 김광욱 씨는 "베트남 현지에서도 소주와 삼겹살 등 고기를 많이 페어링해 먹는다"며 "과일소주와 레귤러 비중은 8대2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연령대는 20대 중후반 여성 직장인 고객이 많고, 젊은 층에 한국 드라마가 유명해지면서 이제는 '소맥'을 마시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진로BBQ를 방문한 레티튀항 씨는 "마트 시음 행사에서 처음 소주를 마셔봤다"며 "주로 바비큐와 함께 마시고 피크닉 가서 요구르트와 섞어 마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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