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개 대회에서 여덟차례 우승, 다섯번이 역전승.
3일 끝난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서희경(23.하이트)의 모습은 2007년과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무대를 호령했던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를 연상시킨다.
신지애가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뒤 한동안 혼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서희경이 한국여자골프의 절대 강자로 올라서며 전성시대를 열어젖히고 있다.
2007년 9승을 올리며 시즌 최다승과 최고 상금 경신, 2008년 3개 메이저대회 석권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신지애과 비교한다면 아직 많은 격차가 있지만 지난 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서희경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올 시즌 4개 대회에서 두차례 우승했고 특히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권과 격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서희경을 지도해온 고덕호 J골프 해설위원은 "다른 선수들이 쇼트게임에서 소극적으로 볼을 굴리려다 실수를 하지만 서희경은 지난 해 첫 우승 이후 자신감이 붙으면서 한층 견고한 스윙으로 자신있게 그린을 공략하고 있다"고 우승 원동력을 분석했다.
고덕호 위원은 "서희경은 신장이 크기 때문에 아크를 크게 그리는 스윙을 했다"며 "하지만 최근 근육을 키우면서 몸통을 이용한 스윙 방법을 터득해 샷에 일관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서희경은 올 시즌 4개 대회에서 77.16%의 높은 그린 적중률을 기록하고 있고 라운드당 평균 3.92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작년 신지애의 평균 버디수가 3.55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서희경은 작년 자신의 평균 버디수 3.33개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유난히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때 일본 무대 진출도 고려했다가 한국 무대에 전념하기로 한 서희경이 이 같은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시즌 최다승 기록도 경신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고덕호 위원은 "보통 3라운드로 치러지는 국내대회에서 모든 라운드를 잘 할 수는 없다"며 "서희경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기복을 최소화하는 정신력을 갖추고 경기 요령을 터득한다면 더 많은 승수를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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