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가 침체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이런 회복세가 과연 지속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미국 경제는 지난 3.4분기에 3.5%의 성장을 회복했지만, 경기가 내년 초에 다시 침체로 빠지는 이른바 '더블딥(Double dip.경기상승후 재하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 경제가 다시 하강기로 접어들면 그때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의회가 이에 대처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남지 않게 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잰디는 "우리가 다시 침체로 빠져든다면 그때는 빠져나오기가 매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CNN머니는 16일 더블딥의 위험을 알려면 다음과 같은 6가지 주요 경제지표를 주시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일자리 =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10.2%까지 치솟아 26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실업률보다는 고용주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얻어지는 종업원 총 숫자에 주목한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초에 일자리 숫자가 증가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일자리 감소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는 경기가 침체로 되돌아 간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특히 일자리 감소 규모가 확대되면 이는 소매 판매와 주택 가격, 자동차 판매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다.
◆소매 판매 = 소비 지출이 미국 전체 경제활동의 약 70%를 차지하는 만큼 건전한 소매 판매는 강한 경기 회복의 핵심 요소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위스는 "예상 외로 소비자들이 성탄절에 지출을 두려워한다면 우리는 침체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 = 올해 초 저점을 찍은 유가는 경기 회복 기대가 확산되면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휘발유 사용량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오일쇼크가 발생한다면 다른 재화와 서비스 구매에 사용할 자금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다시 기업들의 비용증가로 이어지고 투자와 일자리를 삭감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빚어질 수 있다.
◆자동차 판매 = 이번 경기침체로 인해 자동차 업계만큼 심각한 타격을 받은 업종도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내년엔 자동차 판매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느냐 여부에 달렸다.
고실업과 신용경색이 지속된다면 업계는 판매부진과 손실의 고통을 계속 감수해야 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더 많은 공장이 문을 닫고 감원에 나서게 된다. 이는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또 다른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 분명하다.
◆주택시장 = 이번 경기침체의 근저에 지난 2007년의 주택시장 거품 붕괴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는 바로 주택판매와 주택가격 상승이 경제 회복에 중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행히 주택시장이 미약하게나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것이 정부의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지원 혜택과 모기지 금리 인하 노력 등 정책적 지원의 효과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주택시장이 다시 타격을 받으면 주택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경제 전반으로 타격이 확산될 것이다.
◆주가 = 주가는 경기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만큼 주가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은 경기도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기 마련이다.
미국 뉴욕증시의 주가는 지난 3월 저점 이후 랠리를 이어왔지만, 아직도 침체 전보다는 낮은 수준인데다, 실질적인 기업의 실적 개선에 비해 주가가 너무 앞서서 올랐다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시장의 단순한 조정국면이 또 다른 침체의 우려를 불러오진 않겠지만, 현 수준보다 주가가 20%가량 떨어지는 새로운 약세 국면이 전개된다면 이는 금융시장에 또 다른 충격이 될 것이고 여전히 취약한 상태인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