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최근 들어 CD발행을 늘리고 있지만, 시중에 유동성이 넘치다보니 발행을 늘려도 CD 금리가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91일물 CD금리는 지난 3월 12일 2.45%에서 13일 2.43%으로 하락한 뒤 한 달 가까이 변동이 없다가 이달 15일 2.42%, 16일에는 2.41%로 떨어졌다. 21일에도 오전 중 0.01%포인트 하락했으나 오후에 다시 상승, 2.41%로 마감했다.
요지부동이었던 CD금리가 조금씩 움직이는 것은 은행들이 이달 들어 CD 발행을 재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CD순발행액은 지난 2월 9천264억 원 증가에서 3월에는 8천795억 원 감소로 전환했으나 이달 들어 16일까지는 2조1천763억 원이 다시 늘었다.
이달 20일 기준 은행별 CD발행 잔액을 보면 농협이 3월말 보다 1조4천억 원 가량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고, 하나은행도 4천500억원 정도 늘었다.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함께 예금에 돈이 몰리면서 CD발행을 사실상 중단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은행 총수신 잔액(916조4천632억 원) 가운데 CD 등 시장성 수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29.8%로 낮아졌다. 이 비중은 지난해 1월 32.7%에서 꾸준히 상승해 7월 33.9%까지 올라갔으나 금융위기 이후 하락해 지난달에는 30% 밑으로 떨어졌다.
모 은행 자금 담당자는 "은행의 자금 사정이 넉넉해 CD 만기가 돌아와도 차환 발행하지 않고 상환했다"며 "지금처럼 은행들이 자금에 여유가 있었던 적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들이 CD발행에 나서는 것은 예금 이탈에 대비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농협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낮다보니까 더 이상 예수금 확보가 어렵다"며 "예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2금융권이나 증시로 빠져나가는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CD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금이 단기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해 장기로 운용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CD발행을 늘리면 CD금리는 통상 상승해왔으나 지금은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면서 CD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2.00%인 만큼 CD금리가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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