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이 코너에 몰리는 분위기다.
이른바 '쥐식빵 사건'이 뚜레쥬르 가맹점주의 자작극이라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자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는 노골적으로 CJ푸드빌 측에 유감을 표했다.
이번 사건 배경에 뚜레쥬르 본사가 있을지 모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CJ푸드빌 측은 '음해성 주장'이라며 의혹일 일축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한 업계 1, 2위 간의 갈등 구도가 계속 되고 있어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 SPC "이런 일을 개인이 혼자 할 수 있는지 의구심"
서울 수서경찰서는 '쥐식빵 사건'을 직접 꾸몄다고 자백한 뚜레쥬르 가맹점주 김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시에서 뚜레쥬르 점포를 운영하는 김씨는 2010년 12월 22일 저녁 죽은 쥐를 넣어 직접 만든 식빵 사진을 찍었다. 이튿날 오전 1시 45분경 경쟁업체인 파리바게뜨 밤식빵에서 쥐가 나왔다는 허위 내용을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자백으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자 피해업체인 SPC그룹은 '밤식빵 자작극에 대한 파리바게뜨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비상식적이고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를 경쟁업체 관련자가 했다는 것이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또 SPC그룹은 이번 사건으로 전국의 모든 파리바게뜨 가맹점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CJ푸드빌 측에 대한 유감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SPC그룹은 '이런 일을 과연 개인이 혼자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떨쳐버릴 수 없다'며 CJ푸드빌의 사건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CJ푸드빌 측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이러한 의혹을 강하게 부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꾸할 가치도 없는 음해성 주장"이라며 "경찰 수사가 종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말 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이 개인의 자작극으로 드러났는데 SPC 측은 어떻게든 우리(CJ푸드빌)를 물고 늘어지려 한다"며 "'베이커리업의 동반자'라고 얘기하면서 '배후설'을 제기하는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뚜레쥬르 역시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라는 부연이다.
◆ CJ 푸드빌 "음해성 주장"
CJ푸드빌 측의 이러한 입장에 SPC그룹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CJ푸드빌 측에 뭐라고 얘기한 건 없다"며 "다만 사건과 관련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당국에 명백한 조사를 촉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CJ푸드빌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도 아니고 괜히 그러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향후 CJ푸드빌을 대상으로 한 법적 대응 등 후속조치에 대해서는 "(사건이 자작극으로 밝혀져) 아직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단계"라며 "후속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CJ푸드빌이나 SPC그룹 모두 추후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업계 1, 2위 사이의 갈등은 깊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CJ푸드빌이 이번사건으로부터 불어 닥친 세밑 '한파'를 어떻게 이겨낼지 제빵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프랜차이즈 제빵 업계 1위는 파리바게뜨, 2위는 뚜레쥬르가 차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2009년 2222개이던 점포수를 지난해 2600개로, 뚜레쥬르는 2009년 1294개이던 점포를 1400개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사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매출 1조15억 원으로 시장점유율 69.0%, 뚜레쥬르는 3387억 원으로 23.3%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