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1일 신상훈 사장과 전격 회동을 가져 신 사장의 직무정지를 계기로 경색된 분위기가 완화될지 주목된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조기 귀국해 사태 수습에 나서기로 한 만큼 신 사장과 이 행장 간 면담 성사 가능성도 관심거리다.
◇라 회장-신 사장 전격 면담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라 회장과 신 사장은 11일 오전 면담을 하고 조직 안정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 회장과 신 사장은 조직 안정을 위한 방안 논의와 함께 서로 음해하고 있다는 오해를 풀기 위한 대화도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 사장은 "라 회장과 머리를 맞대고 조직 안정을 위한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라 회장과 신 사장 간 관계는 지난달 13일 협상이 결렬된 이후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라 회장은 이튿날인 지난달 14일 이사회를 열어 신 사장의 직무를 정지시켰고, 신 사장은 이후로도 사장실 출근을 강행하면서 라 회장과 신 사장 사이는 급속히 경색됐다.
이후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각종 의혹이 폭로되자 금융업계에서는 양측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인식이 형성됐다.
하지만, 지난 8일 저녁 급거 귀국한 라 회장이 11일 출근 직후 신 사장과 면담하면서 양 측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행장 역할 주목…외풍 변수
특히 11일 저녁 이 행장이 해외출장 일정을 단축하고 조기 귀국하면서 신 사장과 이 행장 간 갈등이 완화될지도 주목된다.
이 행장은 해외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가져야 하는 라 회장을 대신해 신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일정을 단축해 11일 저녁 8시 귀국했다.
이 행장은 금융당국에 대한 소명과 국정감사 준비 등 현안 처리 외에도 조직의 조기 안정을 위해 신 사장과의 관계 개선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는 신한금융 `3인방'(라 회장, 신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간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단기간에 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행장은 신 사장이 자진해서 사퇴하면 검찰 고소를 취하하고 신 사장 측 요구에 협조하겠다는 견해이지만, 신 사장은 본인과 이 행장의 동반 퇴진이 관철되면 라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합의하더라도 금융당국과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3명 모두 거취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라 회장은 후계구도를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현직을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내달 초 금융당국이 직무정지 상당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면 현직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신 사장은 법적인 명예회복을 원하고 있지만, 검찰이 각종 증거를 찾아내 신 사장을 기소할 경우 은행 측의 협조도 도로아미타불이 될 가능성이 있다.
라 회장이 전날 기자들에게 "(고소 취하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한 데 이어 신 사장도 라 회장과의 면담 이후 "지금 고소 취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양측도 고소 취하나 동반 퇴진에 대한 합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3인방 모두 사면초가 상태인 만큼 폭로전보다 상생하면서 조직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며 "내부의 단결된 모습을 보이도록 힘을 모아야 신한금융마저 관치금융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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