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살빼는약'에 뒤통수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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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살빼는약'에 뒤통수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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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트라민' 퇴출 수순밟기…한미약품 등 초긴장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한미약품을 선두로 종근당, 동아제약 등 '시부트라민'제제 비만약을 제조해 판매했던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 때아닌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성분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내 시판 중단 쪽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고 있는 분위기다. 각 업체가 매출액 감소라는 피해를 면키 어렵게 됐다는 의미다.

 

유럽- 시부트라민 '퇴출' 행보식약청은?

 

식약청은 비만치료제인 시부트라민의 안전성을 재검토키로 지난 9일 결정한 데 이어 이르면 오는 13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최종 결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美 식품안전청(FDA)8(현지시간) 제약사인 애보트사에 시부트라민 성분으로 이뤄진 살 빼는 약 '리덕털'의 자국내 시장철수를 권고, 이에 사 측이 동의했다고 발표한 데 따른 대응 성격이다.

 

이 성분은 심장마비, 뇌졸중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국내 제약사 상당수 역시 유사 제품을 제조, 판매해 왔다는 점.

 

업계에 따르면 시부트라민은 국내 비만치료 약품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성분이다.

 

10월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시부트라민제제 비만약은 앞서 언급한 애보트사의 '리덕틸'을 비롯 한미약품의 '슬리머', 종근당의 '실크라민', 동아제약의 '슈랑커', 대웅제약의 '엔비유' 38개사 56개 품목이나 된다.  

 

시부트라민의 국내 시장 매출은 지난 2006 200억원대 초반에서 지난해 1000억원을 상회할 정도로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성분에 기대고 있는 제약업체 입장에서는 식약청의 최종 결과에 따라 '치명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부트라민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지난 7월 국내서 한차례 인 바 있다. 식약청은 사후관리를 강화한다는 조건하에 국내 시판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 '오판'을 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게다가 유럽은 이미 올해 초 시부트라민을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유럽에 이은 의 적극적인 '퇴출' 행보에 식약청은 '운신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결론을 식약청이 내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치명타' 개연성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각 제약사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정부의 '선처'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눈치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 즉 시장철수에 따른 피해 개연성은 인정했다.

 

◆ "지금처럼 계속 팔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식약청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지만 (식약청의) 결정이 어떻게 나든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자사) 매출액 타격은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수 많은 국내 제약사들과 연관된 만큼 식약청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약이) 전량 회수될지, 혹은 지금처럼 계속 팔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약이라는 것은 시판 허가가 난 뒤에도 부작용이 보고돼서 못쓰는 경우가 많다""의약품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가 아니겠느냐"고 애써 위안했다.

 

종근당 측은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는 이유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사태가 제약업계에 일정부분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추측되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식약청의 늑장대응에 대한 비난이 적지 않다.  

 

소비자는 "유럽에서 문제가 됐을 때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더니 미국에서 문제가 되니까 이제서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정부의 '따라하기'식 정책에 한숨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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