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한국인의 '매운맛' 사랑이 끝모르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뜨거운 매운맛 열풍에 '맵고수'(매운맛 고수), '맵파민'(매운맛+도파민), '맵도르핀'(매운맛+엔도르핀)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이러한 인기는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인한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스트레스를 자극적인 매운 음식으로 해소하려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식품업계에는 불경기일수록 매운맛이 잘 팔린다는 속설도 있다.
여기에 업계의 주 소비층인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중심으로 매운맛을 즐기고 도전하며 이를 공유하는 놀이 문화가 '힙'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매운맛 열풍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매운맛의 경쟁 무대가 '라면'을 넘어 '스낵'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난해(1월~12월)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된 스낵류 매출을 살펴보면 고추장 등 매운 양념을 베이스로 한 매운맛 스낵의 매출이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스낵류 매출 증가율(20%)을 상회하는 수치다. 평소 가볍게 즐기는 스낵류에서도 매운맛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이다.
롯데웰푸드는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겨냥해 대표 스낵 브랜드 '꼬깔콘'의 신규 브랜드 '꼬깔콘 매드핫(MAD HOT)'을 새롭게 론칭했다. 자극적인 매운맛을 찾는 잘파세대의 니즈를 겨냥, 꼬깔콘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메뉴는 '꼬깔콘 매드핫 고추장 직화구이맛'이다. 매운맛 트렌드에 맞춰 꼬깔콘에 강력하고 자극적인 고추장 직화구이맛 시즈닝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고추장 불고기 모티브에 화끈한 불맛까지 더했다.
시즈닝의 스코빌 지수(맵기를 측정하는 척도)는 청양고추(약 1만SHU)에 버금가는 9300SHU다. 매운 라면의 대표주자인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4400SHU를 단숨에 뛰어넘는 화끈한 매운맛 스낵을 구현했다.

농심은 '포테토칩'을 통해 매운맛 스낵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먹태 시리즈 2번째 제품으로 '포테토칩 먹태고추장마요맛'도 출시했다. 신제품에는 고추장과 마요네즈의 조합으로 칼칼한 매운맛과 고소함을 살린 고추장마요 소스를 활용했다. 대표 맥주안주인 감자칩에 먹태고추장마요맛 시즈닝의 맛깔나는 매콤함까지 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동대문엽기떡볶이과 협업을 통해 '포테토칩 엽떡오리지널맛'도 출시했다. 포테토칩에 동대문엽기떡볶이 특유의 자극적이면서 중독성 있는 매운맛을 입혔다.

해태제과와 세븐일레븐의 협업으로 탄생한 매운맛 스낵 '구운마라링'과 '구운링 볶음고추장맛'도 있다.
구운마라링은 옥수수 가루를 담백하게 열풍에 구워낸 링 형태 스낵으로, 과자 전체에 마라 시즈닝을 뿌리고 곳곳에 마라 분말을 추가래 얼얼하면서 진한 마라탕 맛을 스낵으로 구현했다. 후속작인 구운링 볶음고추장맛은 볶음고추장의 감칠맛 나는 매콤함을 살린 제품이다.
두 제품은 출시 후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오뚜기는 '오뚜기 카레' 약간 매운맛과 팝콘의 이색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오뚜기 카레 팝콘'을 출시했다. 카레 특유의 풍미에 백후추의 매콤함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매콤달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는 이색적인 팝콘을 즐길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매운맛' 트렌드가 한철이 아닌 일상으로 자리잡은 상황"이라며 "고추장이나 마라 등으로 '매운맛'의 종류가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 이를 활용한 매운맛 제품의 카테고리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