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몸과 마음은 따로 놀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만큼은 식지 않은 기자의 솔직 담백한 리뷰를 시작한다. 공대장의 윽박도 발열에 뜨겁게 달아오르는 기기도 용광로 같은 마음만큼은 막을 수 없다. 학창 시절 담벼락을 넘어 몰래 친구들과 즐기던 고전 게임부터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최신 게임까지 연령·장르 불문 모든 게임에 덤벼들 예정이다. 좋고 나쁨이 분명한 시선에 포커스를 맞춰본다. <편집자주>
넷마블이 블록버스터 신작 MMORPG '레이븐2'를 지난 29일 오후 8시 정식 출시했다. 이 게임은 '2015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해 6관왕을 달성했고 출시 40일 만에 일일 사용자 수(DAU) 100만 명을 돌파한 액션 RPG '레이븐1'의 후속작이다.
레이븐2는 정통 다크 판타지 콘셉트와 콘솔 AAA급 수준의 시네마틱 연출과 차별화된 전투 시스템 등이 특징으로 방대한 스토리 콘텐츠를 제공한다.

레이븐2 출시 첫날 밤늦게 게임을 시작했다. 새벽 시간이었지만 게이머들은 많이 접속해 있었고 각자 성장하기에 바빴다. 첫인상은 타 게임사의 MMORPG와 큰 차별점은 찾지 못했지만 재미가 없거나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출시 첫날을 보내고 다음 날을 맞았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넷마블의 주가였다. 레이븐2의 실망감이 반영되며 주가는 8.79% 하락했는데 이렇게 큰 폭으로 빠질 만큼 시장에서 게임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나 싶었다. 이에 대해 안타깝게도 넷마블이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는 생각이다. 먼저 출시했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너무 좋은 평가를 받다보니 레이븐2에 대해 실망감을 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 평가도 나뉘는 상황이라 더 세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게임시작 전 영상들을 보고 기대감이 부풀었지만 막상 게임에 접속해 그래픽을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신폰인데 이 정도로밖에 표현되지 않나 싶었다. 최초 그래픽 설정은 보통으로 설정돼 있는데 매우 좋음으로 올려서 즐길 것을 권한다. 그렇게 그래픽에 대한 불만은 눌렀다.
전체적으로 리니지에서 오딘을 지나 롬까지 떠오르게 한다. 좋은 평가를 받았던 레이븐1이라는 자사의 게임보다는 타사의 게임이 먼저 생각났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차라리 레이븐1의 방식을 따랐다면 어땠을까.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이템 장착 부분이다. 가방을 열어 아이템을 교체하려고 보면 옵션이 뜨지 않는다. 장착해야 '정확도가 +1'이 되었다고 메시지가 뜬다. 초록색이냐 빨간색이냐 보고 더 높은 등급이면 바로 장착하겠지만 이렇게 불친절할 수 있냐는 말이다. 차라리 자동 장착 옵션을 제공해 줘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각종 소환을 위한 재화 모으기도 쉽지 않으며 확률도 극악이다.

장점도 이야기해 보자. 방대한 스토리를 살려 영상 등 볼거리가 많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스킵을 누르겠지만 퀘스트 하나가 끝날 때마다 볼거리를 제공하는 정성을 보였다. 메인과 서브 퀘스트를 따로 진행하게 되는데 콘텐츠가 방대하다 보니 즐길 거리도 많다. 게임이 정체돼 종료하는 경우가 없는 만큼 무과금으로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레벨 올리기도 어렵지 않다. 레벨 28~30에 수행하게 되는 '악마를 먹는 악마' 퀘스트에서 처음 고전했다. 이 구간에서 과금의 유혹을 처음으로 느꼈다.

조작 비중을 높게 생각하는 게이머라면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을 것이다. 펫 달고 뛰어다니며 사냥하는 방식이라 바쁜 일상을 보내며 자동사냥을 즐기는 게이머에게 최적화된 게임이다. 캠핑하며 불멍을 즐기는데 레이븐2는 몸을 살랑살랑 흔들며 유혹하는 불과 같은 존재다.

호불호가 분명한 게임이라 생각한다. 리니지 라이크에 질린 유저라면 질색을, 익숙하다고 느낀다면 또 무난히 즐길 그런 게임이다. 호평과 악평이 교차하는 가운데 출시 하루 만에 서버 확장을 결정하고 3개의 신규 서버를 추가했다. 혼잡서버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데 마을에 가면 많은 사람들로 붐벼 복잡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만큼 또 이용자가 많다는 소리다. 주말을 지나 온기 반영될 매출 순위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특출나지는 않지만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