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차세대 에너지원'에 주목…'소형모듈원전 시장'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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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차세대 에너지원'에 주목…'소형모듈원전 시장'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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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빈 국제센터(VIC) 내 국제원자력기구(IAEA) 로비에 전시된 한국형 소형 모듈 원전 '스마트'의 모형.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건설업계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떠오른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SMR은 기존 원전대비 적은 300MW(메가와트) 이하의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뜻한다. 

SMR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발전 뿐 아니라 수소 생산, 지역난방 및 공정 열 공급, 담수 생산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SMR 중에서도 크기가 더욱 작은 10MW 이하 규모는 우주 발사체에 싣기 쉬워 핵추진로켓과 핵추진우주선, 위성 및 우주기지까지 광범위한 용도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2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소형모듈원자로 & 어드밴스드 리액터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한국형 SMR의 강점을 소개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수원은 한국이 개발 중인 혁신형 SMR(i-SMR)과 한국 원전 공급망의 강점 등을 내세워 SMR 상용화 가속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부터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SMR 및 4세대 원자로 등 차세대 원자력을 발표하고, 제6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의 기본방향으로 SMR 신시장 개척과 원전 수출시장 확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 정부 및 공공기관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SK(주), GS에너지 등은 SMR 얼라이언스를 맺고 SMR 비즈니스 모델 수립과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함께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SMR은 반도체와 같이 미래 기술패권 경쟁의 수단이 될 잠재성이 크다"며 "일부 건설기업들은 북미의 주요 SMR 기업에 선제적인 지분투자를 했고, 핵심 소재나 기술 협업 등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설비가 설치된 발전소 조감도. 사진=연합뉴스

영국왕립원자력연구원은 2035년까지 SMR 글로벌 시장 규모가 63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MR을 활용한 발전에 미국·영국·러시아·중국·일본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의 경우 이미 2021년부터 원자력을 무탄소 발전원으로 정의하면서 현존 원전을 지속하고 차세대 원전인 SMR을 2029년 미국 최초로 상업운전 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영국 등도 적극적인 원자력 정책을 발표했다. 또 중국은 500조원에 달하는 투자계획과 150기의 원전 설립목표를 밝히고 일본도 원전 비중 목표를 높였다. 

러시아의 경우 SMR 실용화를 이끌고 있다. 세계 최대 원자력 추진 쇄빙선 함대 보유국으로, 이미 2019년부터 세계 최초로 상업운전에 성공한 SMR 기반 부유식 원전 '아카데믹 로모노소프'호로 극동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SMR의 경우 기존 대형원전 대비 여러 강점을 갖는다. 대형원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설계가 단순하고 최대 80%단계까지 공장에서 제작이 가능하다. 주요 배관의 용접 등 현장에서의 작업량이 확실히 줄어들기 때문에 건설공기가 짧아져 초기 건설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SMR은 원전 사고에서 가장 흔한 냉각재 배관 파손으로 인한 방사능 유출 가능성을 제거할 수 있는 일체형 설계로 사고 리스크도 크게 줄었다. 

지난 3월, 영국 수도 런던에 위치한 주영대사관에서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앞줄 가운데)과 릭 스프링맨 홀텍 사장(앞줄 왼쪽), 리오 퀸 발포어 비티 회장이 영국 원자력청 SMR 기술 경쟁 공동 참여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SMR 상용화 진보에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등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11월 홀텍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SMR 개발 및 사업추진 △원전해체사업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구축 등 원전 밸류체인 전반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도 대형원전·SMR 등 핵심사업과 수소·CCUS 등 미래 기술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말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SMR) 해외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인 SMART 해외 수출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SMART는 1997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해 온 110MW급 소형모듈원자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SMART 실증 및 상용화를 위한 사업개발과 자금조달, EPC(설계·조달·시공) 역무를 담당하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 설계와 인허가 등의 지원 업무를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SMR이 무탄소 에너지원으로서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원과 상호보완적으로 쓰일 수 있고 미래 에너지 시장에 더욱 혁신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는 SMR 상용화에 힘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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