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기로 결정했다. 앞선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이 참여했었다. 하지만 이들이 내건 조건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당국의 해석이 나오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가 중단됐고, 결국 조합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에 따라 한남뉴타운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03년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서울시의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16년 만인 올해 3월에서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그나마도 3구역은 한남뉴타운 재개발 구역 가운데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사업이 최소 6개월 정도 지연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용산구의 다른 한편에서는 대형 개발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용산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아세아아파트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 결정안에 따라 용적률 340%, 지상 33층 높이가 적용된다. 주변 도로 확충 등도 결정안에 포함됐다. 이 구역은 용산역과 신용산역이 가까운 알짜 부지다.
미군기지를 생태·역사 공원으로 조성하는 '용산공원' 조성도 속도가 붙었다. 국방부는 지난 11일 미국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열어 "용산기지의 환수 절차 개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2004년 '용산기지 이전 협정(YRP)'을 체결한 지 15년 만이다. 이에 발맞춰 국토부는 용산공원 조성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원래 공원 조성 절차는 기본계획 수립, 조성계획 수립 순으로 진행한다. 이후 실시설계를 하고 시공자를 선정해 착공한다. 국토부는 이런 절차를 순서대로 하지 않고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2014년 기본계획을 마무리했고, 조성계획 수립 절차를 밟고 있다. 조성계획 수립과 동시에 실시설계, 시공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 또는 내후년 상반기에는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완공까지 2~3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2024년 전에는 용산공원이 완공될 전망이다. 당초 완공 시기가 2029년으로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완공 시기가 대폭 앞당겨지는 것이다.
대규모 개발 소식이 잇따르며 부동산 시장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용산구의 아파트 값은 0.18% 오르며 전주(0.08%)의 두 배 이상으로 상승 폭이 커졌다.
한남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한남3구역 재개발이 지연되긴 했지만 어차피 시간문제일 뿐이고, 개발 호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집값이 오히려 더 뛰면 뛰었지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