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초, 부유층 학교폭력 은폐…교장 등 중징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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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의초, 부유층 학교폭력 은폐…교장 등 중징계 요구
  • 송수현 기자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7월 12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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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송수현 기자] 숭의초등학교가 재벌 회장 손자와 연예인 아들이 가해자로 지목된 학교폭력 사건을 은폐∙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12일 이같은 내용의 숭의초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교장과 교감, 생활지도부장 등 3명은 해임, 담임교사 정직 등 관련자 4명의 중징계 처분을 숭의학원에 요구했다.

또 재벌 회장 손자 A군 부모에게 학폭위 회의록과 A군 진술서를 촬영해 유출한 혐의 등으로 징계대상 교원 4명을 전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학교가 학교폭력 사안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책임을 물어 교장까지 중징계 의뢰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감사 결과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피해학생 어머니는 사건이 발생하고 일주일만인 지난 4월27일 교감을 만나 A군을 가해자로 지목한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5월30일 가해자 명단에 추가돼 지난달 1일 열린 제1차 학폭위에 부르지 않았다는 것이 학교 측 주장이다.

담임교사는 사건 발생 직후 이를 인지하고도 교장과 교감 등에게 보고하지 않다가 피해학생 측이 학교폭력신고센터에 신고하자 뒤늦게 상급자에게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담임교사는 가해학생들이 피해학생을 괴롭힌다는 것을 알고도 수련회 때 같은 방을 쓰도록 배정했다. 사건이 발생한 뒤에는 피해학생 보호자에게 폭력에 사용된 물품을 엉뚱하게 알려주는 등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장∙교감은 이번 학교폭력을 안 직후 교육감에게 보고해야 했지만 절차를 모른다는 이유로 하지 않았다. 숭의초가 이번 사안을 중부교육지원청에 알린 시점은 사안이 발생하고 20여일이 지난 5월21일이었다.

숭의초는 이번 사안을 제외하면 개교 이래 단 한 번도 학폭위를 개최한 적이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폭위 구성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내부 규정상 학폭위에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위원으로 참여해야 했지만 생활지도부장 등은 SPO가 자문위원으로만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 때문에 결국 SPO의 학폭위 참여가 무산됐다.

전담기구 조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담임교사와 생활지도부장은 사실 확인에 가장 중요한 학생들의 최초 진술서 6장도 분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4장은 이번 사안을 비교적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된 목격자 학생 2명이 작성한 것이었다. 다른 2장은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물비누를 강제로 먹였다는 의혹과 관련한 가해학생 2명의 진술서였다.

이번 특별감사에서는 또 학생들 최초 진술서가 전담기구 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점, 피해학생 부모가 "야구방망이로 맞았다"고 했음에도 학폭위 회의록에서 누락된 사실 등도 확인됐다.

감사팀은 그러나 이번 사안의 은폐∙축소를 노린 외부개입은 감사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 새벽 A군이 관여한 다른 폭력 사안에 대해 숭의초는 학폭위 개최는 물론 교육청 보고도 안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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