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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이 지난해 이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 보류·반대 등 다른 여러 의견을 개진하면서 '거수기' 논란에서 벗어나, 신한·하나금융지주 등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신한·하나금융, 우리은행 등의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단 1건의 개별 반대 의견도 내지 않았다.
◆ 반대·보류·수정 등 다양한 의견 '속속'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총 14회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가운데 2건의 보류, 2건의 수정가결, 1건의 반대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1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안에 대해 윤종규 회장(상임)을 비롯한 8명의 이사들이 보류의견을 피력했다.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2월 5차 이사회에서는 2건의 안건이 수정 가결됐다. 지배구조 개선 관련 제규정 제정, 개정 및 폐지안과 사외이사가 아닌 이사후보 추천안 등이다.
전자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보류됐다. 후자는 사외이사가 아닌 이사후보를 2인에서 1인으로 수정, 결의됐다.
6차 이사회에서는 이사회규정 개정 등 변경안에 대해 김영진 이사가 일부 규정의 내용이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개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는 국내 4대 금융지주·은행 가운데 유일했다.
경영승계규정 제정안에 대해서는 황건호, 이종천 등 5명의 이사가 보류 의견을 냈다. 신임 이사진의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였다. 결국 이 안건은 보류됐다.
하나금융의 경우 총 8회의 이사회가 개최됐다. 5차 정기이사회에서 이사회 규정 개정, 감사위원회 규정 개정 등 2건에 대해 9명의 이사 전원이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 이외에 특이 의견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금융에서는 총 11번의 이사회가 열렸다. 12명의 이사 가운데 단 1건의 기타, 반대 의견도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류 등 기타 의견도 없었다. 이사진 전원이 반대의견을 개진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총 18번의 이사회를 열었지만 9명의 이사들이 1번의 반대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 은행들의 사외이사들에 대해 거수기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이사들의 이사회 참석률 마저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타 금융지주, 은행들의 이사회 참석률이 95%를 상회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87% 수준을 기록했다.
◆ "'아니다' 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좋은 방향으로 개선 중"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특정 안건을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기 전 재무·기업공개(IR)·전략팀 등에서 사외이사에게 관련 자료들을 공개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충분한 논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워크샵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대부분 동의를 얻은 안건을 이사회에 올려 찬성 의견이 많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KB사태 이후 주주 추천을 받은 인물 등 각계 전문가들이 이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며 "아니면 '아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 지배구조가 점차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