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체감경기, 약 7년 만에 '최저'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약 7년 만에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번 달 제조업의 업황BSI는 63으로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의 업황BSI는 작년 10월 71에서 11월 68로 내려간 이후 4개월 연속 떨어졌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22일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2869개(제조업 1748개, 비제조업 1121개) 업체가 응답했다.
이달 업황BSI 63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복되던 지난 2009년 3월 56 이후 6년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불거진 작년 6월보다는 3포인트 낮은 수치다.
내달 업황전망BSI는 66으로 지난달 조사한 이달의 수치와 동일했다.
제조업에서는 수출기업과 중소기업의 업황BSI가 각각 2009년 3월 이후 가장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은 61로 전월대비 6포인트나 떨어졌다. 내수기업이 64로 1달 동안 1포인트 내려간 것과 비교해 수출기업의 하락 폭이 훨씬 컸다.
대기업은 68로 1포인트 떨어졌다. 중소기업은 54로 6포인트나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BSI가 77, 생산BSI가 81로 각각 4포인트 내려갔다. 매출은 74로 3포인트 떨어졌다. 내수판매, 신규 수주, 가동률 등도 1달 새 2포인트씩 하락했다.
반면 제품판매가격과 제품재고수준은 2포인트씩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가 73으로 3포인트 떨어졌다. 기타기계·장비(54), 금속가공(58), 섬유(49), 가죽·가방·신발(54), 석유정제·코크스(52) 등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체들은 이달의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4.0%)을 가장 많이 꼽았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23.1%), 경쟁심화(10.2%), 수출부진(10.1%), 환율(7.5%), 자금부족(5.7%) 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부진에 대한 응답은 전월대비 0.6% 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의 이달 업황BSI는 64로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이 수치도 2009년 3월 60 이후 가장 낮았다.
비제조업의 자금사정BSI가 81로 3포인트 내려갔다. 인력사정은 88로 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의 경영애로사항은 내수부진(23.3%), 불확실한 경제상황(17.5%), 경쟁심화(14.9%), 자금부족(7.8%) 등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가운데 건설업의 업황BSI가 59로 1월 72보다 13포인트 급락했다. 부동산·임대업은 70으로 5포인트 하락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이달 경제심리지수(ESI)는 89로 전월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작년 6월 89 이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