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주요 저축은행들이 일부 대부업체 금리보다도 높은 신용대출 사업에 치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각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대별 취급비중에 따르면 총 17개에 달하는 저축은행들의 주요 대출상품군 평균 대출금리(지난 8∼10월 적용된 가중평균금리)가 연 3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가운데 연평균 30%∼40%의 고금리 대출 비중은 스타(94.0%), 부산HK(93.2%), 예가람(90.1%), 현대(85.7%), 청주(84.0%), 인성(82.0%) 순이었다.
자산 규모가 업계 1위인 HK저축은행(서울)은 다른 저축은행에서 거의 취급하지 않는 연 35%∼40%대의 취급비중이 22.0%, 연 30%∼35%대의 금리 취급비중은 56.3%로, 연평균 30% 이상의 고금리 취급비중이 78.3%에 육박했다.
4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종합 자산 규모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도 연 30%∼35%인 고금리 대출 비중이 SBI 39.5%, SBI2 43.5%, SBI3 53.7%, SBI4 48.8%에 달했다.
인천·경기 지역에 기반을 둔 모아 저축은행과 키움 저축은행도 금리가 연 30%∼35%에 이르는 신용대출 비중이 각각 73.9%, 43.6%다.
이처럼 주요 저축은행들이 사실상 대부업 최고 금리(연 39.0%)와 다름없는 신용대출에 치중하면서 은행과 대부업체 사이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가교 역할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중순께 은행-저축은행-대부업체 간 '금리 단층 현상'을 줄이고자 저축은행의 신용평가체계를 점검했다.
당시 금융당국의 독려에 저축은행들이 속속 신용대출 금리를 인하했지만, 여전히 30%대의 고금리 비중이 높아 대출금리 단절 현상은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 저축은행은 현재 일부 대부업체 금리보다 높은 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지난 7월 신용대출 최고 금리를 연 29.9%로 인하했다. 리드코프도 지난 8월 초부터 우수고객 대상 신용대출 최고 금리를 기존 연 39%에서 29%로 10%포인트 내렸다.
반면 저축은행은 현대저축은행의 스타일론(34.8%), 나래론(34.7%), 세이빙론(34.6%)과 예가람저축은행의 라이브S론(34.4%), HK저축은행의 119머니(33.3%) 등 연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높은 편이다.
금융권에서는 서민이 단계적인 금리대로 대출받도록 금리가 책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