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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삼일·딜로이트 안진·삼정·한영 등 '회계법인 빅4'가 금융당국의 회계 부정 척결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실 회계감사 문제를 둘러싼 소송이 잇따라 제기된 가운데 감사 규제가 신설되는 등 관리·감독 기준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 금감원, 회계투명성 설문조사…부정 실태 파악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회계법인들이 회계투명성을 살피는 금융감독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상장기업과 회계법인, 대학교수 등을 대상으로 회계투명성에 대한 조사를 시행했다. 삼일, 한영회계법인 등이 회계부정 사건에 연루되면서 금융당국이 업계 전반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나선 것.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이나 일부 회계법인에 대한 집중 감독이 이뤄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2011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고섬은 지난 9월 분식회계로 역대 최대 규모인 20억 원의 과징금을 금융위원회로부터 부과 받았다. 11월 현재 고섬 투자자들은 한영회계법인에 대해 19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상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7일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판매업체인 포휴먼 투자자들이 낸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서 삼일회계법인에 '투자자들에게 1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부실 회계감사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금융당국은 기업과 회계법인 간 '갑을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회계법인이 기업으로부터 수임료를 받고 감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라 투명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회계법인들은 업계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규제 강화가 현실화 될 경우 경영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작년 순이익 4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74억 원, 2010년 98억 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반 토막 난 셈이다.
삼정회계법인 순이익은 2010년 63억 원에서 2011년 38억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29억 원 수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 "회계법인과 감사대상 유착의혹 빈번…"
국내 회계법인 수는 △2011년 123개 △2012년 125개 △2013년 3월 127개, 소속 회계사 수는 △2011년 7956명 △2012년 8468명 △2013년 3월 8888명을 기록했다. 시장포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만큼 부실회계는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는다"며 "추가적인 규제 없이도 현 시스템과 직업윤리에 따라 투명한 회계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이기웅 부장은 "그간 회계법인과 감사대상 유착에 대한 의혹들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면서도 "회계장부가 비공개인 탓에 매번 명확하게 시비를 가려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당국의 이번 설문조사는 일종의 문제점을 확인하는 작업"이라며 "잘못된 부문이 드러날 경우 적절한 해결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