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성수 기자] 미국 출구 전략에서 비롯된 신흥국 위기가 제한적 성격인지 아니면 선진국에도 전염될 수 있는 두려운 파괴력을 가졌는지에 대한 시장 판단이 나뉘고 있다고 CNN 머니가 전했다.
이런 분석은 소시에테 제네랄(SG) 은행 전문가로부터 신흥국 위기 때문에 "금값이 (온스당) 1만 달러까지 치솟는 파국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것과 시점을 같이한다.
금값이 국제 시세 기준으로 돈당 약 20만4000원에서 약 147만 원으로 거의 7배 상승한는 경고다.
CNN 머니는 지난 30일자에서 "인플레 가중과 차입 부담 증가, 그리고 성장 둔화로 신흥국 위기가 심화하면서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분석가와 투자자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들은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주저앉으면서 이들의 달러 채권 상환 능력이 달려 집단 디폴트(채무 불이행)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SG 은행의 앨버트 에드워스 전략가는 최신 보고서에서 "이런 파국적 조정 국면이 되면 금값이 1만 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에드워스는 주가 폭락과 채권 폭등도 예상했다.
그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450대까지 폭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S&P 지수는 지난 30일 시리아 사태로 0.32% 빠져 1632.97에 주간 장을 마감했다.
에드워스는 지난 4월에도 S&P 지수 목표치를 450대로 잡았다고 마켓워치는 상기시켰다.
반면 미 국채 수익률은 10년물이 1%를 하회할 것으로 에드워스는 전망했다.
이 수익률은 미국의 출구 전략이 불거지면서 지난 5월1일 이후 132bp 상승해 지난달 22일 2년래 최고치인 2.93%까지 급등했다.
그만큼 미 국채 시세가 주저앉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신흥국 위기 때문에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금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국채가 또다시 '최고의 안전 자산'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에드워스는 "신흥국 위기로 세계적인 침체가 다시 오며 그 와중에 중국이 경쟁력 추락을 만회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내리게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디플레가 신흥국으로부터 선진국으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에드워스의 이런 극단적 비관론에 월가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예일대의 스티븐 로치 교수와 시포트 그룹의 애비게일 두리틀 기술 전략가도 대체로 동의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흥국 사태가 역내 위기에 그칠 것이란 '낙관론'도 제시된다고 CNN 머니는 보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가렛 데러 이코노미스트는 CNN 머니에 "적어도 지금까지는 신흥국만의 문제로 보인다"면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으리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금융시장은 다르게 움직인다"면서 따라서 "지난 1997∼1998년의 아시아 외환 위기가 재발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베렌베르크 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도 신중한 낙관론을 개진했다.
이들은 최신 보고서에서 "거대 시장으로 전이되는 심각한 연쇄 반응이 일어날 실질적 위험도 우려한다"면서 그러나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중국 경제가 열쇠라면서 그러나 심각하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신흥국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정책 여지가 많고 인플레도 심각하지 않다"고 전했다.
또 "보유 외환이 막대하며 단기투기성 자금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