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용 금 수요↓ 투자용 금괴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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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용 금 수요↓ 투자용 금괴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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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성수 기자] 지난해 말부터 국제 금값이 급락한 가운데 국내에서 보석용 금 수요는 줄었지만 금괴(골드바) 등 투자용 금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세계금위원회(WGC) '금 수요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최근 1년간 금 장신구 소비자 수요는 9.9t으로 전년동기 대비 11% 감소했으나 투자용인 금괴·금화 소비자 수요는 3.2t으로 17% 증가했다.

올해 2분기만 해도 금괴·금화 수요는 1.1t으로 작년 동기보다 40% 급증해 금 장신구 수요가 2.1t으로 7% 늘어난 것보다 증가 폭이 훨씬 확대됐다.

실제로 올 4월 롯데백화점이 골드바 판매를 시작한 이후 첫날 점포 한 곳에서만 2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대형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넘어 유통가에서도 금괴가 다량 팔려나가고 있다.

이런 추세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권 전반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올해 2분기까지 최근 1년간 금 수요가 가장 컸던 인도에서 금괴·금화 수요는 411.9t으로 전년 동기보다 52%나 증가해 보석용 수요(27%)보다 2배 가까운 증가 폭을 보였다.

금 실물 수요가 급증한 것은 증시·외환시장 등 다른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금을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개인 투자자와 금값이 싸졌을 때 사두려는 일반 소비자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17일 오후 7시 기준으로 1트로이온스당 1,362.94달러로 올해 들어 18% 이상 떨어졌으며 2분기에만 23% 급락했다.

세계금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금값이 급락하자 싼값에 보유량을 늘릴 기회로 보고 금을 사들였다"고 진단했다.

위원회는 이어 "가공업체들이 아시아 소비자들의 수요에 빠르게 맞출 만큼 큰 금괴를 더 작은 금괴로 전환하지 못해 공급망에 병목현상이 생기면서 2분기에 상당수 시장에서 높은 가격 프리미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대부분 시장에서 높은 순도의 금 장신구에 수요가 몰려 투자 대체물로서 의미를 함축했다"며 인도, 중국, 중동 등지에서의 금 장신구 수요 증가도 투자 목적에 따른 것으로 진단했다.

금을 안전한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는 일반 소비자가 늘어난 것과 달리 세계 '큰손'들은 최근까지 매도세를 이어갔다.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 헤지펀드나 투기세력이 중심이 되는 금 관련 상품의 수요는 2분기에만 -402.2t을 기록했다.

금값의 향방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상반되고 있다.

"존 폴슨 등 큰손들의 대규모 유출은 금값이 이미 바닥을 쳤다는 신호탄"이라는 해석과 "당분간 금 시장이 꾸준한 상승세를 타기 어렵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마커스 그럽 세계금위원회 투자 상무는 최근 CNBC에 "투기 자금이 대체로 금 시장에서 빠져나왔고 금은 현재 천장보다는 바닥에 가까운 듯하다"며 "연말이나 내년을 향하면서 더 강세인 장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NZ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 EFT 보유량의 소폭 증가를 "금값 하락을 이끄는 요인 중 하나가 진정되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은행은 "최근 2주간 투자 심리가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지만 시장이 꾸준한 상승세 이전에 하방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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