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성수 기자]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인도가 1991년과 같은 채무 위기는 다시 맞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 17일 밝혔다.
싱의 발언은 달러에 대한 인도 루피화 가치가 62.03으로 새로운 바닥으로 떨어지고 증시도 지난 2년 사이 하루 기준으로 최대폭 하락한 바로 다음날 나왔다.
인도는 지난 1991년 보유 외환이 크게 줄면서 외채 불이행(디폴트) 직전 상황까지 갔다.
싱은 이날 뉴델리에서 TV 중계된 회견에서 "그때는 보유 외환이 15일(수입)분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6-9개월분"이라면서 따라서 "당시와 같은 위기가 재발할 것으로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싱은 당시 재무장관으로 위기를 잘 극복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인도가 루피화 약세와 경상수지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획기적인 개혁과 정부 규제 대폭 완화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인도에서는 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 등으로 말미암은 충격으로 지난 6월 이후에만 115억 8000만 달러가 유출됐다.
이 때문에 루피화 가치가 더 빠지자 단기 금리를 인상하고 국영기업의 국외 차입을 허용하는 등 경상적자 축소에 힘써왔다.
또 금 수입 규제도 강화했다.
이와 관련, 싱은 "비생산적인 자산에 너무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고 인도인의 과다한 '금 사랑'을 거듭 비판했다.
싱은 이어 인도 중앙은행이 새 총재를 맞는 것을 계기로 "사고 전환"을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에 대한 통화 정책의 가능성과 한계를 (다시) 돌아봐야 할 때가 됐다"고 언급했다.
인도 재무부는 그간 중앙은행이 성장보다는 물가 관리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춤으로써 너무 보수적이라는 불만을 드러냈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 2008년의 금융 위기를 정확히 예견한 라구람 라잔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내달 새 총재로 부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