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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은정 기자]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자신의 저서에서 '금산 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강화 방침에 역행하는 주장을 편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과거 금융관이 현 정부의 정책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 내정자는 지난 2008년 한반도선진화재단이 펴낸 '왜 금융선진화인가'라는 제목의 공동 저서에 '금산분리 원칙의 재조명'을 주제로 글을 실었다.
홍 내정자는 금산 분리를 "금융산업 발전의 족쇄"라고 정면 비판했다. "금산 분리는 내국인보다 외국인을 우대하는 불공평한 제도"라면서 "계속 금산 분리 원칙을 고집하면 우리 금융산업의 조속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역설한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우리 산업자본(재벌)이 적당한 투자 기회를 찾지 못해 수십조원에 이르는 잉여자금을 쌓아놓은 가운데 금산 분리로 인해 상당수 우리나라 은행(스탠다드차타드·한국씨티 등)이 외국인 소유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금산 분리의 긍정적 효과로는 "재벌이 계열 금융회사 고객의 자금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힘들게 됐다"며 "재벌그룹의 부실이 금융 부실로 이어져 금융시스템 전체가 붕괴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만 짧게 언급했다.
이마저도 "은행 간 대출경쟁이 심해졌고, 불공정 거래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감소했다"며 금산 분리를 폐지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단정했다.
홍 내정자는 나아가 "기업투자의 애로를 없애려면 금융지주회사의 산업체 소유금지 조항도 일정부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행법의 비금융주력자 범위를 좁혀 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투자자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사모펀드 등 간접투자를 통해 복수의 산업자본이 전략적 제휴에 의해 일정한 지분 내에서 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