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식품업계의 경쟁축이 '품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맛과 가격을 넘어 품종까지 꼼꼼히 따져 선택할 정도로 나날이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소비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단순한 고급화를 넘어 품종 고유의 △희소성 △차별성 △스토리를 강조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식품업계가 본격적으로 '품종 차별화' 경쟁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도드람은 프리미엄 돼지고기 라인 'THE짙은'을 통해 품종 차별화 전략을 선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산 돼지고기는 생산성과 다산성을 우선한 요크셔(Y), 랜드레이스(L), 듀록(D) 돼지의 장점을 합친 'YLD 3원 교잡'이 주류를 이루지만, 도드람은 맛 중심의 차별화를 위해 요크셔(Y), 셔(B), 듀록(D)을 교잡한 'YBD 품종'을 채택했다.
YBD는 국내 전체 돼지고기 생산량의 약 0.3%에 불과할 만큼 희소성이 높은 품종으로 △진한 육색 △선명한 지방층 △풍부한 육즙 △쫄깃한 식감 등을 두루 갖춘 것이 특징이다. 도드람은 THE짙은 전용 농장을 별도로 운영하며 성장 단계별 맞춤 사료를 적용하고,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을 높이는 등 건강한 사육 프로그램을 함께 적용하고 있다.

달링다운은 풀블러드 와규 수소와 달링다운 고유 품종인 미첼(Mitchell) 품종 암소 사이에서 태어난 'F1 와규'를 내세우고 있다.
해당 품종의 와규는 서울 면적의 약 250배에 달하는 호주의 청정 목초지에서 2년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성장한다. 이후 330일 이상 특별 배합 곡물을 섭취시키는 독특한 사육 방식을 통해 섬세한 마블링과 깊고 다채로운 풍미를 선사한다.
달링다운은 농장에서 식탁까지 모든 공급망 단계를 철저히 관리해 소들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현재 국내 136개 이마트 매장을 통해 유통 중이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달링다운 프리미엄 와규와 소비자들의 접점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이탈리아 대표 스파클링 와인 '프로세코 DOC'도 생산부터 유통까지 철저한 품질 관리로 유명하다. 프로세코 DOC는 주로 이탈리아 북동부, 돌로미테 산맥과 아드리아해 사이의 특정 지역에서 자라는 '글레라' 품종의 포도를 활용해 생산한다. 최소 85%의 글레라 품종 포도를 사용해야만 프로세코 DOC로 인증받을 수 있다.
프로세코 DOC는 포도 품종부터 양조 방식까지 엄격한 규칙에 따라 생산된다. 이후 이탈리아 농업부 산하 인증기관에서 진행하는 화학적·물리적 분석, 색상·풍미·맛 등 관능 평가 등 품질 검증 과정을 통과해야 DOC 라벨링을 붙일 수 있다.
이밖에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 멜론)과 공차코리아(멜론 멜론 시리즈 3종)는 일반적인 머스크 멜론이 아닌 고급 품종인 '칸탈루프 멜론'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칸탈루프 멜론은 주황색 과육과 깊은 단맛, 향이 특징으로 유럽과 일본 등에서 고급 과일로 분류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보다 어떤 품종에서 출발한 제품인지를 더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는다"며 "희소성과 차별성을 바탕으로 한 품종 경쟁은 앞으로 식품 전반에 더욱 활발히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