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령화로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는 일본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현지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 바이오시밀러인 '옴리클로'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졸레어는 미국 제넨테크와 노바티스가 개발한 항체 바이오 의약품으로 지난해 기준 글로벌 매출 약 6조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옴리클로는 작년 유럽에서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중 처음으로 허가받은 데 이어 영국, 캐나다, 미국 등에서도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일본 파트너사 오노약품공업을 통해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일본 내 품목허가를 올해 안에 신청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품목허가 신청 후 1년 이내 승인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에는 일본에서도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GC지놈은 다중 암 조기진단 검사 '아이캔서치'를 일본에 공급하고 있으며 추가 파트너사 확보와 보험 등재를 위한 임상 준비도 진행 중이다.
일본 현지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일본 니프로 코퍼레이션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등 제품 상업화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일본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과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LB그룹은 일본 시니어 전문기업 'ACA 넥스트'의 지분 14.4%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올랐다. ACA 넥스트가 보유한 6개 자회사와 협력해 건강기능식품 개발 및 수출입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법인 설립을 통한 현지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달 일본 법인 'KHC 재팬'을 설립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건강관리 설루션 '파스타'를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또한 병원·검진센터·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한 사업도 추진한다.
업계는 고령화와 함께 일본에서의 의약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일본 제약시장은 약 870억달러 규모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같은 해 1인당 의약품 지출은 약 705달러였으며 2028년에는 1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피치 설루션은 전망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일본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제약) 시장이 매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국가"라며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의약품 수출액의 10.8%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은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며 바이오시밀러가 경쟁력을 확보하기에 상대적으로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