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기능을 중심으로 화장품을 고르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MZ세대 소비자들은 이제 '감성'과 '소장 가치'에 끌려 화장품을 구입한다. 이런 MZ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최신 트렌드는 이른바 '에디션 뷰티'(Edition Beauty)다. 브랜드 고유의 세계관을 담은 한정판 에디션 제품들이 SNS 인증을 자극하며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뷰티 시장에서는 한정판 마케팅이 단순한 일회성 유행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기 캐릭터나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셀럽(유명인)들과의 협업으로 만든 에디션 제품은 소비자의 '팬심'을 자극하며 구매의 결정적 계기로 통하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단지 '예쁜 디자인'에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패키지와 콘텐츠에 녹여낸다는 점이 주효했다.
K-헤어케어 브랜드 어노브는 세븐틴 민규, 배우 노윤서와 'Realize Your Hair Fantasy'(이하 헤어 판타지 캠페인)라는 이름의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이상적인 머릿결을 향한 환상을 담은 스토리텔링 콘텐츠는 화보와 영상, 오프라인 옥외광고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펼쳐졌으며 일본 현지에서는 맞춤형 제품 라인업까지 선보이며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는 제품 기능뿐 아니라 감성적 메시지와 몰입감 있는 연출이 MZ세대의 호응을 끌어낸 대표 사례다.
메이크업 브랜드 바닐라코는 글로벌 캐릭터 '스누피'를 전면에 내세운 '클린 잇 제로 클렌징 밤 스누피 에디션'을 최근 선보였다. 브랜드 대표 제품 3종에 귀여운 일러스트를 적용하고 미니 거울 키링, 패키지 등을 포함한 굿즈 구성으로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에이피알의 퍼퓸 브랜드 포맨트는 산리오의 대표 캐릭터 '헬로키티'와 협업한 한정판 '시그니처 퍼퓸 헬로키티 에디션'을 출시했다. 제품 뚜껑을 헬로키티 얼굴로 디자인하고, 전용 파우치와 향수 공병, 솔리드 퍼퓸 등 채널별 차별화된 굿즈를 구성해 팬층을 겨냥했다.
이는 성년의 날·가정의 달 등 선물 수요가 높은 시점을 겨냥해 완판 행렬을 노린 전략이다. 실제로 올리브영 단독 구성 제품은 출시 직후 빠르게 품절되며 높은 화제성을 입증했다.
에이블씨앤씨의 대표 브랜드 미샤는 뷰티 콘텐츠 크리에이터 '디렉터파이'와의 세 번째 협업을 통해 '파인피토뮤신 세럼 비비크림'과 '세럼 쿠션'을 출시했다. 여기에 글로벌 캐릭터 '텔레토비'와의 콜라보를 더한 한정 기획 세트는 키링, 파우치, 퍼프 등 소장형 굿즈로 구성돼 소비자의 수집욕을 자극했다. 실제 제품 역시 미샤의 독자 성분을 적용한 '스킨케어+메이크업'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기능성과 재미를 모두 잡은 구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에디션 뷰티는 단순한 시즌 한정 제품이 아닌, 브랜드가 고객과 감성적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타깃 소비자의 취향과 콘텐츠 소비 방식까지 고려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브랜드 마케팅 전략 전반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단순히 제품만이 아니라 브랜드가 전하는 세계관, 협업 상대, 출시 맥락까지 주목한다"며 "앞으로는 제품력과 감성, 소장성을 두루 갖춘 '에디션 뷰티'가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주요 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