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글로벌 침대 브랜드 씰리침대(이하 씰리)가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우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군에 대해 1급 발암물질인 라돈과 관련된 국내 인증을 받지 않고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대 업계는 라돈에 대한 국내 안전 인증이 의무가 아니며, 해당 제품은 이미 해외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씰리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업체가 해외 인증이나 자체적으로 검사를 완료했다고 주장해도 소비자들은 이에 대한 세부 과정을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씰리의 '헤인즈'와 '크라운쥬얼' 등 일부 하이엔드 럭셔리 모델은 국내 공식 라돈 인증기관인 'KSA'(한국표준협회)의 라돈 인증을 받지 않았다.

라돈은 국제암연구센터(IARC) 지정 1군 발암물질로, 무색·무취의 기체 상태로 존재하며 호흡기를 통해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씰리는 지난 2019년 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돼 회수조치를 진행 한 바 있다. 이후 회사는 전 제품에 라돈 안전 인증을 도입했다고 밝혔으나 거짓으로 드러났다. 2023년과 2024년에 라돈 안전 미인증 제품에 인증 마크를 무단 사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언론보도와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씰리는 지난해 말 프리미엄 라인을 제외한 92종 제품에 대해 한국표준협회(KSA) 라돈 안전 인증을 획득했다.

씰리 측은 헤인즈와 크라운쥬얼 등 프리미엄라인 제품이 KSA 라돈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데 대해 이들 제품이 고객이 구매하면 그 이후 수입해 들여오는 최고급 하이엔드 럭셔리 모델이고, 까다롭고 엄격한 해외 친환경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별도의 인증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침대 업계는 라돈에 대한 KSA의 안전 인증이 의무가 아닌 업체 자율인증이기 때문에 반드시 국내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씰리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업체가 해외 인증이나 자체적으로 검사를 완료했다고 주장해도 소비자들은 이에 대한 세부 과정을 알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편, 씰리는 지난해 말 전동침대 신제품 모션플렉스를 출시하면서 전자파 적합 인증을 받지 않고 사전 예약 판매에 나섰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판매를 중단하기도 해 안전불감증 논란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와는 달리 시몬스는 매년 인증을 받고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KSA에 따르면 침대 업체들 가운데 라돈 안전 인증을 매년 받고 있는 기업은 시몬스가 유일했다.

시몬스는 지난 2019년 이른바 '라돈 사태' 이후 현재까지 시판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KSA로부터 '라돈 안전제품 인증'을 받고 있다.

또한 시몬스는 2021년부터 라돈과 유사한 발암물질 '토론'에 대해 전 제품 안전 인증을 받는가 하면, 환경부에서 관리하는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도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값싼 매트리스라고 해도 안전한 수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본적인 안전 인증을 갖추는 것이 맞지만, 거액의 돈을 들여 구입한 침대도 소비자가 온전히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큰 아이러니"라면서 "럭셔리라는 표현을 내세워 가격만 올리려는 눈속임이 소비자의 수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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