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하 SKT) 주가가 해킹 사고 여파로 인해 급락했다.
SKT는 해킹으로 일부 고객의 정보가 유출돼 유심(USIM) 무료 교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SKT는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6.75% 내린 5만39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면 이날 경쟁사인 LG유플러스와 KT는 각각 3.7%, 1.79% 상승 마감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유심제조업체는 급등했다. 유비벨록스와 엑스큐어, 한솔인티큐브는 일제히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루온(13.80%)과 코나아이(6.53%) 등도 크게 올랐다.
SKT가 해킹 사고로 인해 고객들의 유심 데이터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 100% 피해 보상안을 내놓으면서 유심 관련 종목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SKT는 지난 18일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로 이용자 유심과 관련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한 직후 강보합세를 나타내는 등 큰 등락이 없었다.
하지만 SKT가 이날부터 약 2500만명 가입자(알뜰폰 가입자 187만 명 포함) 중 희망하는 모든 사람에게 무상으로 유심카드를 교체하는 등 대규모 지원을 결정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SKT는 가입자 전원이 유심을 바꾸는 상황까지 대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재고 확보에 나선 상태다. 현재 보유 중인 유심은 약 100만개이며 다음 달 말까지 약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SKT의 최근 3개월간 주가추이. [자료=네이버증권]](/news/photo/202504/644623_560976_5146.png)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유비벨록스는 임베디드(Embedded) 소프트웨어(S/W) 기반의 스마트카드와 모바일 사업, 블랙박스, 지도, 환경생활가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01년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으로 최근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IT 컨버전스(융합)까지 확대하고 있다.
유비벨록스는 SK텔레콤에 NFC 유심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다. 전국의 2300만 가입자 유심을 교체하려면 엄청난 양의 신규 유심이 필요해 약 7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납품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엑스큐어는 스마트카드 개발 및 공급 전문업체로, NFC 유심플랫폼·솔루션·응용시스템 사업 등을 영위한다. 이 업체 역시 SK텔레콤에 유심을 공급하고 있다.
한솔인티큐브는 클라우드 컨택센터 플랫폼 전문 기업이다. 다수의 통신사 및 금융권 고객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챗봇·음성봇·통합상담 시스템을 구축해온 경험이 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빠르고 안정적으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이 부각되고 있다.
이루온은 이동통신 솔루션·부가서비스 전문기업이다. NFC에 사용되는 무선통신 유심칩을 생산하고 있다.
코나아이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카드의 OS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 통신, 공공 등 전 사업영역에 토탈 보안 솔루션 제공한다. SKT에 유심칩을 공급하고 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고객이 유심을 교체한다고 가정했을 때 재무적 부담은 1700억원 수준"이라며 "제1 통신사로서 신뢰성 확보가 꼭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사고 이후 빠른 대응과 신뢰 회복이 관건"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