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조립식 주택' 모듈러 시장 경쟁 점화···경기 침체 타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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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조립식 주택' 모듈러 시장 경쟁 점화···경기 침체 타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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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UR1,2블록 모듈러주택.[LH]
세종UR1,2블록 모듈러주택.[LH]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조립식 주택 공법'으로 불리는 모듈러 주택이 침체된 건설경기를 타개할 대안이 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70% 이상 부재를 사전 제작한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 및 환경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이에 최근 원가율 상승으로 주택시장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건설사들은 모듈러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정하고 시장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국내 최고층인 22층 모듈러주택 견본주택 품평회를 열었다.

이를 토대로 정부 차원에서 연간 1000가구 수준에 그치던 모듈러 공공임대주택 발주물량을 내년부터 3000가구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부재의 70% 이상을 사전 제작한 다음 현장에 운반 후 조립하는 방식의 'OSC 공법'으로 지어져 공사 기간 단축 및 원가절감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췄다.

그동안 국내 주택 시장에서 모듈러 주택을 도입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졌으나 기술력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컨테이너 박스와 비슷하다는 인식 등으로 주택시장에서 좀처럼 영역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동안 국내 모듈러 주택은 5층 이하 저층 주택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을 이어왔지만, 이번 LH의 초고층 모듈러 주택 공급을 계기로 민간건설사들도 이 시장에 더욱 공을 들일 것이란 기대감이 돌고 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간 주택시장의 원가 상승이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하자 모듈러 주택이 대안으로 주목받게 됐다. 원자재 가격을 비롯해 인건비 등 건설공정의 중요한 부분이 모두 상승하다 보니, 건설사의 원가율이 9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의 입장에선 주택시장이 과거 고수익 시장이 아닌 '지어도 남는 것이 별로 없는 시장'이 된 것이다. 이에 일반 공정 대비 공사기간과 원가율이 낮은 모듈러 주택을 미래 삼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건설업계에서 모듈러 주택 관련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는 GS건설이다. GS건설을 필두로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등이 뒤를 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GS건설의 모듈러 주택 '자이 가이스트'.[GS건설]
GS건설의 모듈러 주택 '자이 가이스트'.[GS건설]

GS건설은 지난 2020년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하고 모듈러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이가이스트는 지난해 매출액 150억원을 기록하며 첫 해 기록한 14억원의 10배 이상 성장을 이뤄냈다.

이 밖에도 GS건설은 해외 목조 모듈러 전문기업인 '단우드', '엘리먼츠' 등을 인수하며 해외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현대자동차그룹 내 제철사인 현대제철과 협업해 모듈러 건축 기술 테스트베드인 'H-모듈러 랩'을 구축해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고 있다. 모듈러 설계·제작·운송·시공 전 과정을 통합 실험하는 동시에 층간 소음, 단열 성능, 수밀성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성능을 검증함으로써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 기술개발을 통해 21건의 특허를 획득한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에는 국내 최고층인 13층 규모의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모듈러 방식으로 준공하는 성과도 냈다.

DL이앤씨는 지난 2017년부터 모듈러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40여건의 특허를 등록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국내 건설사 처음으로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를 시공하면서 저층주택 분야에서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이외에도 포스코이앤씨는 자회사 포스코A&C를 통해 모듈러 공동주택 '청담MUTO'를 시공했고 점차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모듈러 주택 시장이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국내 건설사들이 오랜 기간 모듈러 주택과 관련된 기술 개발을 이어온 만큼 기술력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거엔 조립식으로 시공되는 탓에 품질에 대한 낮은 신뢰 등의 문제로 주택시장에서 외면 받아온 모듈러 주택이다. 그러나 최근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인한 주택 부족 현상과 맞물려 모듈러 주택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향후 새로운 주거형태로 자리잡기 충분하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집을 지을 때 보통 마진율을 80% 정도 확보해야 수익성이 보장되는데 이미 90%를 넘어선 지 오래된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의 입장에선 전통적인 공법으로 주택을 지어 공급하면 오히려 손해가 나는 구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모듈러 주택의 경우 과거 2017년 수서 역세권 주택 조성 당시 추진한 바 있으나 거센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면서도 "이미 당시부터 국내 건설사들이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온 것이기에 기술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전문가는 "이미 유럽의 경우 초고층 건물도 모듈러 공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라며 "국내 역시 최근 정부 주도 하에 이러한 이어지는 것은 시장 성장에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모듈러 주택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는 상황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개발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모듈러 주택은 보편적인 주택유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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