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측, 조선·에너지 등 6개 분야 한미 협력 방안 모두 좋아해"
"'반도체 보조금 정책' 4월쯤 윤곽… 그때까지 좀 기다려봐야"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민간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회장이 미국 측과 교류에서 소기의 성과를 모두 달성했다고 밝혔다.
SK그룹 차원의 대미 투자 계획에 대해선 "검토는 계속 하지만 인센티브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고, 반도체 보조금 재검토에 대해선 "4월쯤 (정책과 관련된) 뭔가를 발표한다고 하니 기다려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장에 참석한 후 취재진과 만나 "(경제사절단 방미는) 원래 계획했던 성과들을 다 거뒀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 회장은 26명으로 꾸려진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을 이끌고 방미해 19∼20일 백악관, 재무부 고위 당국자와 의회 주요 의원, 주지사 등을 만났다.
대한상의 경제사절단은 조선, 에너지, 원자력, 인공지능(AI)·반도체, 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등 6개 분야에서의 한미 협력방안을 제시했고 이와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최 회장은 민간 경제사절단의 방미 성과에 대해 "가능하면 그들(미국 측)이 흥미로워할 얘기를 한다는 게 계획이었고, 그런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같이 해서 서로 좋은 얘기가 있어야 되는 것을 준비해왔고, (미국 측이) 6개 분야를 다 상당히 좋아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예고한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해선 "솔직히 미국 상품에 한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거의 없다. 하지만 비금전적 관세도 관세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제가 협상할 것도 아닌 거 같아서, 한국 정부가 와서 얘기하게 될 거라고 (미국 측에) 전했다"라고 답했다.
최 회장은 미국과 협상에 나설 때 한국 정부에 전달할 협상 전략이나 당부 사항이 있느냐고 묻자 "있다. 잘 전해드리도록 하겠다"며 "그리고 협상은 잘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예고한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해선 "제가 협상할 것도 아닌 거 같아서, 한국 정부가 와서 얘기하게 될 거라고 (미국 측에) 전했다"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협상에 나설 때 한국 정부에 전달할 협상 전략이나 당부 사항이 있느냐고 묻자 "있다. 잘 전해드리도록 하겠다"며 "그리고 협상은 잘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2502/634134_549577_2137.jpg)
최 회장은 SK그룹 차원에서 대미 투자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검토는 계속할 것이다. 비즈니스라는 게 필요한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생산 시설을 좀 더 원한다고 얘기하지만, 우리는 인센티브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계속 (미국이) 세금도 내리겠다고 얘기를 하는데 아직은 뭐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지 않나. 그러니까 좀 더 지켜봐야겠다"며 "그래야 계획을 짜거나 뭘 하는데 반영을 시킬 수 있는데 지금은 아직 뭐가 나온 게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센티브도) 꼭 돈만 갖고 따지는 게 아닐 수 있다.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인센티브가 있을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같이 해서 서로 좋은 것을 하는 게 지금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살 때는 더 싼 걸 사고 싶어 하고, 팔 때는 내걸 많이 파는 그런 관계만 있으면 상당히 삭막한 관계다. 이제는 단순히 상품 수출만으로 계속 먹고 살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며 "같이 활동해서 서로 시너지를 얻는 빅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해야 대한민국도 지금 같은 트렌드 파도에 잘 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미국이 비싼 인건비 등으로 인해 투자처로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엔 "지금 그런 단계까지는 전혀 이야기한 게 없다. 상황이 산업 분야마다 다 다르다"고 했다.
다만, "미국이 좀 불리한 것도 있지만, 미국이 유리한 것도 있다. 솔직히 인공지능(AI) 분야 등은 다른 데 투자하는 것보다 미국에 투자하는 게 지금 훨씬 좋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우리도 유리하고 좋은 곳에 투자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우리 기업들이 약속받은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최대 4억5800만 달러(약 6634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보조금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내가 얘기할 건 아닌데, (이번 방미 기간에 만난 미국) 정계 인사 중 한 분이 '그거는 계속 집행이 잘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고 우리는 그런 정책을 갖고 있다. 약속을 해서 미국이 좋은 건데 그걸 왜 안 하느냐'고 얘기했다"며 "실제 그것도 미국이 자기네 실리를 따져서 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무조건 '준다, 안 준다' 이렇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가) 다시 리뷰를 할 것으로 보고, 그것(리뷰 결과)이 나와야 한다. 새 행정부는 이제 인선을 해서 들어오고 있는 것이고, 최소한 4월쯤 뭔가 발표를 한다고 하니 좀 기다려보자"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또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계를 살리는 등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에 미국 인텔 공장 인수 타진까지 하면서 압박한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선 "압박을 한다? 나는 그렇게 안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