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news/photo/202501/627334_542368_148.jpeg)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신년사에서 전례 없는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일 이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전례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성장·환율·가계부채 등 정책변수 간 상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은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이 총재는 올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어느 때보다 어려워 대외적으로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 경제의 호황 지속으로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최근 들어 국제사회의 관심이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로까지 확대됐다"며 "정치적 갈등 속에 국정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어 국정 사령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했다"며 "앞으로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독립적으로 정상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조개혁과 관련해선 엄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는 신축적이고 유연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가운데 한은의 누군가는 왜 통화정책 목표 간 상충관계가 갈수록 심화돼 통화정책의 손발을 묶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 완화와 개혁을 통해 신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출 경쟁력 둔화와 국내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관리 중요성에 대해서도 상기시켰다. 이 총재는 "올해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좀 미루고 경기 부양에 더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그렇게 하면 당장의 경기둔화 고통을 줄이고자 미래에 다가올 위험을 외면해 왔던 과거의 잘못을 반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경기를 고려해 비부동산 가계부채 및 비수도권 부동산 대출에 대한 미시적 조정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며 "그래야 부동산 부문이 아닌 생산적인 부문, 그중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 기업들에 공급해 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