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면서 이들의 합작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가 관심을 끌고 있다.
보장·저축성 상품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춘 동양·ABL생명이 통합될 경우 단숨에 생명보험업계 탑 5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어 이들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양해각서를 두 회사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체결했다.
양측은 최종 가격 산정 절차에 들어간 뒤 3분기 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을 계획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물로 먼저 나왔던 ABL생명을 매각한 뒤 동양생명을 매물로 내보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롯데손해보험의 인수를 추진하던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로 방향을 바꾸면서 이들의 합작 생보사 탄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인수가 확정되면 두 생보사는 당분간 독자 경영 체제를 유지하다가 합병 과정을 거쳐 우리금융 계열 통합 생명보험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생명의 올해 1분기 자산은 32조4402억원, ABL생명은 17조4707억원이다. 두 기업은 단순 자산 합산 기준으로는 생명보험업계 5위 NH농협생명(53조8435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보험사의 기업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보험계약마진(CSM)의 경우 지난해 기준 동양생명은 2조4000억원, ABL생명은 8900억원이다. 두 기업의 단순 CSM 합산은 생명보험업계 6위권인 KB라이프생명(약 3조2000억원)과 비슷하다.
업계에서는 앞서 이러한 실적을 기록한 동양·ABL생명이 합작 시너지를 발휘할 경우 단숨에 생명보험업계 탑 5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상품 포트폴리오 부분에서도 보장성 상품과 저축성 상품이 골고루 섞일 전망이다.
앞서 동양생명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수년 전부터 저축성 보험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해 왔다. 특히 올 상반기 은행 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보장성보험 판매는 하나생명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방카슈랑스란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거나 보험과 연계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우리은행도 방카슈랑스 영업을 확대하고 있어 양사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ABL생명의 경우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높다. 올해 1분기 기준 ABL생명의 개인보험 수입보험료 중 저축성보험은 66.4%, 보장성보험은 33.6%다. 동양생명은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높고, ABL생명은 저축성 상품의 비율이 높은 만큼 양사 합병 시 상품 포트폴리오도 다각화될 전망이다.
소비자의 편의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22대 국회에서 '보험료 카드 납부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생명보험업계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납입기간이 짧으면 5년, 긴 경우에는 10~20년까지 장기 납부하는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어 카드 결제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빅3' 생보사 중 삼성생명을 제외한 한화생명, 교보생명 모두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에 제한을 두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운영 중인 계열사 상품을 통한 보험료 카드 결제를 허용할 시 소비자의 편의성과 그룹 내 시너지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합병으로 자산규모와 설계 조직이 확대되면 사업 기반과 연계 영업 시너지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들과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기회가 생기는 부분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