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안 들어주면 항복선언하고 환자에게 복귀…이후 의료붕괴, 정부 책임"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들이 "이미 의료 붕괴가 시작됐는데 정부가 귀를 막고 도대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마지막 카드는 전면휴진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 정책 강행에 반발해 '무기한 전면 휴진'을 선언한 첫날인 17일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집회를 열고 이같이 휴진 이유를 밝혔다.
방재승 비대위 투쟁위원장은 "교수들이 전공의와 의대생만을 위하는 게 아니"라며 "이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한국 의료는 붕괴된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에 3개월간 정부와 국민에 수도 없이 말씀드렸지만, 정부가 국민의 귀를 닫게 만들고 의견을 묵살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의료 붕괴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 것이다. 정부가 끝까지 안 들어주면 휴진을 철회하고 항복 선언을 해야 하겠지만 이후 의료 붕괴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방 투쟁위원장은 그러면서 ▲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완전취소 ▲ 현장 의견 반영이 가능한 상설 의·정 협의체 ▲ 2025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정부가 이를 위한 가시적 조치를 취한다면 휴진을 철회하고 대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400명이 넘는 이 병원 교수들이 입원·외래·수술 일정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수술 건수는 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전공의들이 있었을 때의 수술 건수(수술장 기준)를 100%라고 봤을 때 이전까지의 수술 건수는 60% 정도였고, 이번 주는 30%로 조절이 됐다"고 밝혔다.
비대위 조사에 따르면 휴진에 직접적으로 참여한다고 답한 교수는 529명이다. 이는 진료에 참여하는 전체 교수(967명)의 54.7%에 해당한다.
강 위원장은 다만 "이번주 동안의 외래와 수술 일정이 조정되긴 했지만, 서울대병원은 열려 있고 교수들은 근무 중"이라며 "응급환자는 병원에 오시면 진료를 받으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와 김민호 서울의대 학생회장을 포함해 다수의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