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등 건설사들, '새 먹거리' 데이터센터 선점 놓고 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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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등 건설사들, '새 먹거리' 데이터센터 선점 놓고 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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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비(非) 주택사업 확장 안간힘
AI·빅데이터 등 수요 급증…새 먹거리로 데이터센터 주목
한화시스템 데이터센터의 모습.[한화]
한화시스템 데이터센터의 모습.[사진=한화]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최근 부동산시장의 불안이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외에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의 사용 증가에 따른 빅데이터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은 데이터센터를 신사업으로 점찍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산업은 지난 2021년 5조원 규모에서 매년 15.9% 상승해 오는 2027년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의 갯수도 지난해 40개에서 2027년 74개로 급증하고, 용량 또한 같은 기간 544MW(메가와트)에서 1850MW로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건설사들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하고 대응에 나섰다. 단순히 건설을 넘어 운영관리 등의 노하우를 마련하고 있으며, 전담 부서를 신설해 전문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로 분야를 확장하려는 주된 이유는 주택시장의 경기불안정성이다. 아파트 등 주택부문은 건설사들의 대표 수익원이었다. 부동산 훈풍이 불던 당시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등으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자 건설사들의 실적에 큰 타격을 입혔다.

사업다각화가 절실해진 건설사들은 최근 급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데이터센터 분야에 가장 먼저 발을 들인 기업은 한화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2004년부터 일찌감치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KT데이터센터를 준공하면서 관련 업계에 발을 들였다.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 사업장을 보유 중인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GS건설 역시 지난 2006년 데이터센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올해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10번째 데이터센터인 '에포크 안양 센터'를 준공하며 업계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새롭게 취임한 허윤홍 대표가 신사업 성장을 강조하고 있고, 데이터센터 역시 이 같은 기조와 맞물려 GS건설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분야다.

GS건설은 단순 시공을 넘어 설계·조달·시공(EPC) 전반을 담당하는 디벨로퍼로써의 입지를 갖추기 위해 지난 2021년 관련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설립하기도 했다.

앞서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데이터센터 전체 밸류체인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AI 시대에 부응하고자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화와 GS건설이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다른 주요 건설사들도 앞 다퉈 이 분야에 발을 들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인천 서구 가좌동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시공권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업은 아마존 자회사인 AWS가 한국에서 처음 구축하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다. 연면적 4만4812㎡ 규모로 총 공사비는 5000억원 규모다.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면 준공까지 약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2016년에도 NH 통합 IT센터와 2019년 KB국민은행 통합 IT센터, 2023년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안산 시화공단 국가산업단지 데이터센터 등을 수주한 바 있다.

대림은 지난 1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 소재 데이터센터 신축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이 분야에 발을 들였고, SK에코플랜트도 지난 2020년 사내 스마트데이터센터그룹을 구성한 이후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디지털 엣지'와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개발' 등 1조원 규모 일감 확보에 성공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3월 정관 개정을 통해 사업 목적에 데이터센터업을 추가한 이후 관련 담당부서를 신설해 향후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운영까지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국내 냉각기술 전문기업인 데이터빈과 협업해 데이터센터 필수설비인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개발, 운영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사업이 건설사들의 신사업이 될 충분한 여건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발주금액이 최소 1000억원 규모인 대형 사업인 데다, 향후 성장가능성도 높아 건설사들의 실적에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AI와 빅데이터 수요 등으로 데이터센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늘어났고,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국내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기본 도급액 규모가 크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로 주목하고 있다. 시장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건설사들의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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