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선지급' 논의…수입 급감 병원에 급여비 30% 우선 지급"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법원에 제출된 정부의 의대 증원 근거자료를 공개하려는 의료계의 움직임에 대해 "여론전을 통해 재판부를 압박해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최대한 공정하게 판단하도록 최소한 금주 내로 내려질 결정 전까지만이라도 무분별한 자료 공개를 삼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덕수 총리는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의료계 대리인은 배정심사위원회 자료를 기자회견을 통해 전부 배포하겠다고 예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료계 법률대리인이 이날 공개하려는 자료는 의대증원 효력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재판부가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정부는 '2000명 증원'의 근거가 된 회의 자료와 보고서 등 50여건을 제출한 상태다.
한 총리는 의료계 대리인이 이 자료를 언론에 공개하려는 것을 두고 "정부가 제출한 자료에 대해 소송 상대방으로서 이견이 있다면 얼마든지 소송 절차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며 "재판부가 어떠한 방해와 부담도 없이 최대한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최소한 금주 내로 내려질 결정 전까지만이라도 무분별한 자료 공개를 삼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재판부가 요청하신 자료는 모두 제출했고 재판부가 따로 언급하지 않으셨지만 참고가 되실 것으로 판단되는 자료들도 성실하게 자발적으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의료계가 의대 증원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반발하는 데 대해서도 "정부는 앞으로 채 10년도 남지 않은 2035년에 의사 1만명이 부족해진다는 복수의 과학적 방법론에 의한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의대 증원을 결단했다"고 재반박했다.
또한 "의료 수요는 늘어나는데 19년간 단 한 명도 의대 정원을 늘리지 못한 현실을 고려했고, 의대를 보유한 전국 40개 대학의 희망 증원 규모와 교육여건을 참고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의사단체 등 의료계의 의견을 묻고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주요 국가들이 인구변화와 의학 발달에 맞춰 이미 수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의료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며 "정부는 향후 심리 과정에서 의대 증원 결정 과정을 재판부에 소상히 설명할 계획이며 국민께도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말씀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정부는 소송에 성실히 임해 당초 계획대로 5월 말에 대학교육협의회 승인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또 이날 중대본에서 상급종합병원 등 주요 병원에 대한 '건강보험 선지급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정부는 건강보험재정과 예비비 등을 통해 병원 운영을 일부 지원해왔으나 앞으로는 건강보험 선지급을 통해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의료수입이 급감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전년 동월 급여비의 30%를 우선 지급하고자 한다"며 "이번 지원으로 간호사 등 직원분들의 피해를 막고, 비상진료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여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