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 'MZ세대'에 플러팅…"삶에 힙하게 스며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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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들, 'MZ세대'에 플러팅…"삶에 힙하게 스며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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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신세계 vs 잠실롯데몰 vs 더현대서울…경쟁 '치열'
MZ세대, 백화점 매출 견인 '핵심 소비층' 자리 매김
팝업스토어·인기 패션·식음료 입점 등으로 적극 공략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15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스타필드 수원 현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는 모습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15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스타필드 수원 현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는 모습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최근 신세계·현대·롯데백화점 등 백화점 3사가 각각 간판 매장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여의도 더현대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롯데월드몰을 중심으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가 MZ세대를 공략하려는 이유는 이들이 백화점의 매출을 견인할 만큼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2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현대·롯데백화점 등은 경쟁적으로 MZ세대가 열광할 주제로 팝업 스토어를 연이어 열거나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줄 서는 맛집을 백화점에 입점시키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첫 현장 경영으로 최근 이달 개장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을 찾아 MZ세대 공략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수원이 주 고객층으로 삼는 MZ세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이 더 친숙한 세대"라며 "이들에게 그동안 한 번도 체험해 보지 못한 차별화된 경험과 서비스를 선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고객이 힙한 매장에 와서 쇼핑도 하고 운동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가 고객 삶에 스며드는 방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MZ세대 공략을 주문한 배경은 신세계가 MZ세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매출 1위 지점인 강남점은 지난해 연매출 3조원을 첫 돌파했다. 이곳은 전 매장 중 MZ세대가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지난해 연매출에서 MZ세대의 매출 비중은 무려 39.4%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MZ세대 지갑에서 1조1082억원가량이 나온 셈이다.

신세계백화점은 MZ세대 등을 겨냥해 강남점 팝업 전용공간 더 스테이지에서 지난 한 해 총 36번의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티파니 락(lock) 컬렉션 론칭(2월), 루이비통 볼트 주얼리(4월), 버버리 다니엘 리 컬렉션(9월),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기념 컬렉션 팝업(10~11월) 등이 잇따라 열렸다.

특히 지난해 11월 강남점 헬로키티 팝업이 화제를 모았다. 헬로키티 팝업 방문자 가운데 MZ세대 비중은 무려 68%에 달했다. 레트로 열풍에 빠진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끈 것이 주효했다.

신세계 강남점에서 열린 헬로키티 팝업
신세계 강남점에서 열린 헬로키티 팝업

신세계백화점의 각 팝업 매출은 럭셔리 브랜드 매장의 연간 매출에 견주는 200억원에 달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도 웹툰 지적재산권, 푸드 콜라보 등 다양한 주제로 팝업을 열며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것을 선보일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보겠단 계획이다.

더현대 서울 역시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더현대 서울은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오는 3월 5층에 럭셔리·IP·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과 협업해 국내에서 선보이지 않은 이색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는 복합공간인 '팝업 플랫폼'을 약 220평(727㎡) 규모로 선보일 예정이다.

더현대 서울이 대규모 팝업을 여는 이유도 팝업 제품 구매 고객 중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5%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MZ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2021년 개장 이후 3년 만에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현대백화점 전점 매출 순위에서 4위까지 단숨에 올랐다. 연매출에서 MZ세대가 차지한 매출 비중은 55%다. 이는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15개 점포에서 MZ 매출 평균 비중인 24.8%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서 진행된 인기 게임 '메이플 스토리 월드투어' 팝업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서 진행된 인기 게임 '메이플 스토리 월드투어' 팝업

더현대 서울은 MZ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뗑킴', '시에(SIE)' 등 온라인 패션 브랜드를 입점 시키는 등 차별화된 컨텐츠를 선보이자 오픈 2년 차부터 영패션을 중심으로 매출 상승세가 본격화됐다.

더현대 서울 오픈 첫해 2021년 전체 매출에서 19.1%에 달했던 식품 매출 비중은 2022년 16.5%, 2023년 13.2%으로 서서히 감소한 반면 영패션은 2021년 6.2%, 2022년 10.3%으로 오르더니 2023년 13.9%로 식품 비중을 앞지른 것이다. 현대백화점 다른 점포의 평균 영패션 매출 비중이 8.2%인 것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은 젊은 고객층에게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장소)로 인식됐고 덕분에 국내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을 중점으로 전국 16개 전 점포에서 다양한 팝업 스토어를 지속 선보이는 등 계속해서 공간 경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콘텐츠를 유치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도 잠실점을 중심으로 팝업 스토어를 연달아 열고 있다. 잠실점에서는 지난해 200여 개 팝업 스토어를 포함해 총 300여 개의 새로운 콘텐츠들을 선보였고 이에 힘입어 잠실점은 지난해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다양한 팝업과 더불어 '노티드 월드', '런던 베이글 뮤지엄' 등의 대형 F&B 콘텐츠와 '아더에러', '마르디 메크르디' 등의 인기 K패션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입점 시킨 결과 MZ세대 비중을 50% 넘기는데 성공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오픈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월평균 3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MZ세대 유입을 위해 이미 핫플로 인기를 끌던 안국동에서 영업하던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백화점에 입점시키고 롯데월드몰에서만 살 수 있는 한정판 메뉴를 출시한 전략이 주효했다.

올해도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의 본관, 에비뉴엘, 월드몰의 시너지를 살려 럭셔리부터 MZ세대를 위한 체험 콘텐츠, 대형 팝업 스토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매출 1조를 돌파한 잠실 에비뉴엘에도 럭셔리 브랜드를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1월말까지 진행하는 '티파니 하우스 오브 아이콘' 팝업을 시작으로 전통 명품 브랜드부터 새롭게 떠오르는 신명품 브랜드까지 다양한 팝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 외에도 롯데백화점은 잠실 롯데타운의 완성을 위해 하반기 본관 리뉴얼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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