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계정 공유 금지'…디즈니플러스,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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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 '계정 공유 금지'…디즈니플러스,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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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부터 구독료 오르고 가구 외 구독 멤버십 공유 안돼
확실한 '킬러 콘텐츠' 부재 속 가입자 확보 난항 예상 분위기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최악의 악' 한 장면.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구독료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계정 공유 금지'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향후 가입자 확보에도 난항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한국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디즈니플러스 이용약관 변경·취소 및 환불 정책 변경 안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오는 11월 1일부터 구독 멤버십을 (가입자)가구 외에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공지했다.

디즈니플러스에 따르면 '가구'란 주된 개인 거주지에 연동된 기기의 모음으로서 해당 거주지에 거주하는 개인이 사용하는 기기들을 의미한다. 이번 조치로 인해 앞으로 디즈니플러스 구독자들은 거주지가 다른 지인 간 계정 공유를 할 수 없게 됐다.

OTT 업계에서는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계정 공유 단속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9월 구독료 인상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기존 월 9900원(연 9만9000원)인 단일 요금제 체계를 내달 1일부터 월 9900원(연 9만9000원)의 스탠다드와 월 1만3900원(연 13만9000원) 프리미엄 멤버십 등 요금제 2종으로 개편한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디즈니플러스의 이 같은 행보는 수익화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디즈니플러스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2분기 디즈니의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 부문은 5억1200만달러(약 67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규모가 크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가 최근 "수익화 촉진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 한 것도 수익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계정 공유 금지 정책으로 가입자를 끌어 모은 넷플릭스의 성공방정식을 따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넷플릭스는 지난 5월 100여개 국가에서 계정 공유 유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불법 계정 공유를 막고 가족이 아닌 사람과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려면 추가 비용을 내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넷플릭스는 올 3분기 876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다. 2분기 590만명 대비 48.4% 늘었다.

다만 디즈니플러스가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할 경우 넷플릭스와 같이 다수의 가입자를 끌어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OTT 공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다수의 콘텐츠 확보'가 첫 손에 꼽힌다. 글로벌 대작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더 글로리', 최근에는 '발레리나'까지 국내외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 만한 콘텐츠를 보유한 점이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차별점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콘텐츠를 보유한 것을 넘어 이를 지속적으로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은 OTT 업체의 확실한 무기"라며 "가입자 확보를 위한 확실한 열쇠는 콘텐츠다"고 말했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흥행에 성공한 '무빙' 외에는 확실한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지 않은 점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OTT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구독자들은 디즈니플러스를 지속 이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콘텐츠가 부족해서'를 꼽았다. 이어 '최신 콘텐츠가 부족해서', '독점·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해서' 순이었다.

업계선 이런 상황 속에서 디즈니플러스가 구독료 인상에 계정 공유 금지까지 단행하며 향후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구독자들의 냉담한 반응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싣는 요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한 이용자는 "무빙 외에는 흥미를 끌만한 콘텐츠가 보이지 않는다"며 "여기에 더해 다음달부터 가격도 오르고 계정 공유도 금지된다고 하니 구독 해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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