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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금융권을 뜨겁게 달군 우리은행 파생상품 투자 손실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1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나는 그 문제(파생상품 투자 손실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투자금융(IB)은 금융권 수익모델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와 관계없이) 금융인들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다시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과거 38년간 몸담았던 우리금융의 최고경영자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하지만 곧 이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작년 4분기에 그룹 적자를 지켜봐야 했고, 이후 파생상품 투자 손실 책임 공방과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중징계로 이어진 일련의 논란에 휘말리면서 언론 접촉을 자제해 왔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이 회장이 언론에 목소리를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금융의 숙원인 민영화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이 회장은 "최근 우리금융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면서 지금이 민영화의 적기임을 강조했다. 우리금융 주가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4천 원 대까지 떨어졌으나 14일 기준 1만6천450원까지 회복했다.
그는 "정부가 외환위기 때 우리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은 돈을 벌자고 한 것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을 복원해 기업활동을 돕고, 고용창출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 목적은 이미 충분히 달성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은행으로 도약하려면 민영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금융의 주식을 가진 정부가 의지를 갖고 민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쟁 그룹들은 자본확충이나 자본건전성을 위해 유상증자를 모두 했는데 우리금융은 못했다"면서 증자 필요성도 언급했다.
우리금융의 민영화 작업은 2007년 6월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5%를 매각한 이후 더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예보는 73% 지분 중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23%를 먼저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회장은 올해는 실적이 개선돼 예보와 맺은 경영이행약서(MOU)를 달성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는 "은행이 처음 설립됐을 때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고객의 핵심예금, 통장예금 등을 유치하고 우리은행의 주거래 고객을 받드는 기본영업을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성과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달 초 우리투자증권이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도 다녀오는 등 외연을 넓히고 있다.
"싱가포르는 중계무역 비중이 큰 곳인데, 올 초에 갔을 때만 해도 항구에 배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많이 정박해 있어서 그만큼 달라진 경제상황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번 행사에도 많은 기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우리은행은 최근 세계적인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투자 요청을 받았다. 블랙스톤은 북미, 유럽 등에 투자할 글로벌 사모펀드(PEF)를 조성 중이며 우리금융에 3억 달러 규모로 참여해달라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이 펀드 투자는 CDO(부채담보부증권) 등 파생상품 투자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것"이라면서도 "연말이나 내년 초에 가서야 투자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비용절감이다. 최근 그룹 직원들을 일본 도요타로 보내 벤치마킹을 하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도요타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유명하다.
이 회장은 "그룹의 순익 규모를 늘리려면 합병이나 새로운 수익 모델 개발을 해야 하는데, 지금 당장 하기는 어렵다"면서 "따라서 직원들의 낭비요소를 없애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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