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박준응 기자 |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유럽 전기차 생태계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취임 후 해외에서 첫 현장경영에 나섰다.
구 회장은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총 9일간 LS전선과 슈페리어 에식스(Superior Essex, SPSX)의 유럽법인 중 독일, 폴란드, 세르비아에 위치한 전기차용 권선(자전자장치에 감는 피복 구리선), 배터리 부품·통신케이블 공장들을 방문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해 5월 발간한 '세계 전기차 전망 보고서(Global EV Outlook 2022)'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연간 수요는 현재 약 120만대에서 2030년까지 최대 1500만대 수준으로 약 1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S그룹 계열의 미국 전선회사 SPSX는 올해 1월 유럽 전기차 수요의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무산소동(Oxygen Free Copper, OFC) 생산기업인 L&K(L+K, Lacroix+Kress)를 전략적으로 인수했다. 무산소동은 산소 포함량이 0.001% 미만으로 전도율이 월등히 높은 고순도 구리를 뜻한다.
L&K는 전기차 구동모터용 권선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소재인 무산소동을 연간 6만5000톤 가량 생산하는 독일 기업이다. 이는 2000만대 분량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또한 첨단 정밀기술 분야인 우주·항공·의료산업 등에 사용되는 특수 케이블도 만들고 있다.
LS는 L&K가 생산한 무산소동을 SPSX 독일·세르비아 공장 등에 공급하고 고효율 전기차 구동모터용 권선을 제작해, 현지 완성차 업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전기차 가치사슬(Value Chain)을 확보함으로써 유럽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게 됐다.
L&K를 방문한 구 회장은 "전통적으로 완성차 및 전기 분야 산업의 강국인 유럽에서 LS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 맞춤 대응할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자"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 외에도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통신용 광케이블을 생산하는 LS전선 폴란드 법인과 권선을 생산하는 SPSX 세르비아 법인 등도 방문해, 주재원과 현지 직원을 격려했다.
아울러 구 회장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을 찾아 셀에서 모듈, 팩까지 이르는 2차 전지 제조 과정을 둘러보며 양사간 사업 협력을 다지고, LS의 배터리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