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시대' 현대重, 친환경·디지털 전환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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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시대' 현대重, 친환경·디지털 전환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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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정기선 HD현대·한국조선해양 사장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정기선 HD현대·한국조선해양 사장이 전면에 나선 현대중공업그룹이 친환경 선박·자율운행·수소 밸류체인 등 신사업 전환을 가시화하고 있다. 제조업을 넘어 친환경‧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 가스에너지 산업전시회 '가스텍(Gastech) 2022'에 참가해 미래 친환경기술과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공개했다.

이 행사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 저탄소 등 가스분야 세계최대 전시회다.

정기선 HD현대·한국조선해양 사장은 그룹 최고경영진과 영업‧연구, 엔지니어링 분야 임직원 30여명 등을 이끌고 행사에 참여했다. 총 60평 규모의 부스에 액화천연가스(LNG)선, 액화석유가스(LPG)선 등의 모델을 전시하고 최첨단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행사 기간 동안 현대중공업그룹은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과 암모니아 추진·운반선, LNG-수소 혼소 엔진, 디지털트윈(HiDTS), 자율운항솔루션(HiNAS 2.0) 등에 대해 글로벌 기관 및 기업들로부터 총 10건의 기술인증 획득과 기술협력 MOU 체결을 진행하면서 시장에서 친환경·디지털 선박 분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디지털선박 분야에서는 자체개발한 디지털트윈 가상시운전 솔루션에 대한 기본인증을 노르웨이 DNV선급으로부터 획득했다. 또 디지털트윈 분야 기업 독일 지멘스사 및 DNV선급과 업무협약을 맺고, 자율운항을 위한 선박지능화 및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차세대 선박 최적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사업협력을 강화했다.

7일에는 '미래를 위한 보다 친환경적이고 스마트한 솔루션(The Greener and Smarter Solutions for Future)'을 주제로 기술 세미나(현대중공업그룹 테크 포럼)도 열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번 행사 기간 미래선박 분야를 선도하는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며 "친환경·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선두에서 이끌어 나가 상용화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로터 적용 선박
하이로터 적용 선박.

이처럼 정기선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현대중공업그룹은 기존 제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신기술 확보를 통한 첨단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업계에서 신개념 돛이라 불리는 선박 풍력 보조 추진 장치 '하이로터'를 독자 개발했다. 바람을 이용해 추진력이 발생하는 '마그누스 효과'를 활용한 기술로 2020년 12월 한국선급에서 기본 인증을 획득하고 올 들어 지난달 설계 승인까지 완료해 상용화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지난 6월에는 엔진의 폐열을 재활용해 LNG연료를 공급하는 연료공급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했고, 차세대 친환경 연료인 수소와 암모니아 등을 이용한 친환경 선박 연구개발도 본격화했다.

친환경 선박은 선박 엔진의 연료 전환과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 등을 탑재해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정 사장은 수소와 자율운항을 그룹의 미래로 보고 있다.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오는 2025년까지 그린수소 시스템 개발 실증과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를 계획한 것도 이와 연관이 깊다.

현재 자율운항의 핵심축은 그룹 사내벤처 1호 '아비커스'다.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로 지난 2020년 12월 출범해 선박 자율운항 시스템 고도화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초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 2.0' 상용화에 성공해 '자율 제어' 기술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 수소 밸류 체인 개념도.
현대중공업그룹 수소 밸류 체인 개념도.

정 사장은 지난해 그룹의 수소 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을 공개하면서 "유기적인 밸류체인 구축은 수소 생태계를 확장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그룹의 인프라를 토대로 한국 기업들과 시너지를 발휘해 수소 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소 드림 2030을 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 미래 성장 동력인 수소 사업의 로드맵으로 삼아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친환경 수소 생태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특히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저장·활용까지 각 그룹사의 강점과 인프라를 결집해 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게 핵심이다.

정 사장의 미래 구상은 오는 11월 '글로벌R&D센터(GRC)'가 완공되면 힘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곳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총면적 약 17만5800㎡(약 5만3000평),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로 건립된다.

GRC 완공 후 HD현대, 한국조선해양, 현대제뉴인 등 500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상주시켜 매출액 대비 기술개발 투자 비중을 6~7%까지 끌어올리고, 그룹의 첨단 기술 개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그룹의 기대가 실현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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