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김윤호 기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KT의 하반기 성장 동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는 지난 10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4.4% 증가한 12조589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1조858억원이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6조3122억원이다. 동일 기간 영업이익은 4592억원으로 3.5% 감소했는데, 인플레이션과 일회성 인건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KT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은 유·무선 통신사업의 견조한 실적과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디지코)과 B2B(기업간거래) 영역에서의 성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무선 사업 매출은 5G 가입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2조3791억원으로 집계됐다. 5G 가입자는 747만명으로 전체 휴대폰 가입자의 54%를 차지했다.
특히 디지코 사업의 핵심인 B2B 사업의 성과가 빛났다. 클라우드·데이터센터(IDC) 사업이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면서, 디지코 B2B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5786억원을 기록했다.
디지털전환(DX)사업 수주에 따른 매출이 급증하면서 실적을 뒷받침했다. 올해 상반기 B2B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한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7월 누계 기준으로는 45% 성장한 수치다.
인터넷TV(IPTV) 등 미디어와 금융 플랫폼·콘텐츠마켓 등이 속한 B2C 플랫폼 사업 매출은 5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IPTV 사업이 4916억원으로 6.1% 성장했다.
KT는 하반기에도 5G와 디지코 관련 B2B,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B2B 사업의 수주 성장 가속화를 기대하고 있다. 디지코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KT가 특히 힘을 쏟는 분야는 B2B다. B2B는 크게 △텔코 B2B(기업용 회선·기업전화 등) △디지코 B2B(기업용 그룹웨어 및 메시징·클라우드·IDC·AICC 등)로 구분된다.
상반기 B2B 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기업 전용 인터넷 회선을 공급하는 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KT는 AI 로봇에도 주목하고 있다.
AI와 외부 통신망과의 통신이 필수적인 로봇은 KT가 이미 보유한 기술력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다. 이미 바리스타·호텔·케어·서비스(서빙)·방역 로봇을 출시해 다양한 기업에게 공급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KT는 이러한 B2B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 수주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지난 10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B2B는 얼마나 사업을 수주하느냐가 성장률에 반영된다"며 "올해 수주 목표는 3조원 이상이며 오는 2025년까지 이를 5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우영우 효과'가 하반기까지 이어져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첫 방송 이후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덕분에 KT스튜디오지니 등 콘텐츠 자회사 매출이 285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4.7% 증가한 수치다. 우영우가 방영되는 ENA 채널 인지도도 함께 높아져 스카이라이프 매출은 지난해 대비 45.2% 증가한 2542억원을 기록했다.
KT 관계자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나는 SOLO'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으로 스카이티브이의 ENA 채널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으며 콘텐츠 기획·제작, 플랫폼, 유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흥행을 거듭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비롯된 자체 콘텐츠의 수요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KT 측은 기대하고 있다.
오는 12월로 예정된 자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시즌(seezn)과 CJ ENM OTT 플랫폼 '티빙'과의 흡수합병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너나 할 것 없이 OTT 플랫폼을 출범시키며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라며 "시즌과 티빙이 합병될 경우 국내 OTT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 K-콘텐츠 선도사업자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