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창조적 예지' 권오갑 바통 이은 정기선 '퓨처빌더'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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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창조적 예지' 권오갑 바통 이은 정기선 '퓨처빌더'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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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왼쪽)과 정기선 사장.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왼쪽)과 정기선 사장.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창립 반세기를 맞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오너 3세 정기선 체제의 닻을 올렸다. 30년 간 이어온 전문경영체제에서 오너경영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그동안 주력인 조선업의 호황을 이끌어온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이 지난 50년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창조적 예지'로 이끌어왔다며 새로운 변화를 주문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 사장이 주력인 조선업의 호황이 돌아온 시점에서 이를 더욱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위주의 '퓨처빌더'를 가속화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권오갑 회장은 지난 24일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창업적 예지를 본받아 또 다른 50년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역사는 곧 그룹의 역사이고, 앞으로 50년간 혁신적 사고와 창의적 활동으로 모든 부문에서 최고의 가치를 만들겠다는 메시지였다.

권 회장은 새로운 50년을 위해서는 '새로움'(新)과 '변화'(變化)가 중요하다면서 이례적으로 50년 전 현대중공업을 설립한 정 명예회장의 창업정신을 거론했다.

그는 "1972년 만 57세의 연세에 조선소를 짓겠다고 생각하신 '창조적 예지'가 지금의 현대중공업그룹을 만들었다"며 "창조적 예지야말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결론을 얻고, 강력하게 실천하길 바란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 회장의 이같은 메시지는 30년 동안 전문경영체제로 운영돼 온 현대중공업그룹이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오너경영체제로 전환한 시기와 맞물린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2일 정기주총에서 정 사장을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정 사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 된 가삼현 부회장과 각자 대표를 맡는다.

정 사장은 오는 28일 현대중공업지주에서도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선임될 전망이다. 지주사에서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권오갑 회장과 각자 대표를 맡게 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정 사장은 계열사 대표의 꼬리표를 떼고 오너로서 그룹의 전면에 나서게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날이 오기까지 권오갑 회장의 숨은 노력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중공업이 반석에 오르기 전부터 조선업 세계 1위에 오르기까지 함께해 온 그가 마지막 소임으로 맡은 건 오너경영체제 전환의 가교가 되는 것이었다.

권 회장은 주력인 조선업을 되살리기 위한 경영 성과를 내는데 힘을 쏟았다. 비록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은 무산됐지만 현대중공업지주의 수익을 극대화해 고배당정책을 유지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정기선 사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에 아비커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정기선 사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에 아비커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이같은 권 회장의 노력 덕에 정 사장은 경영수업 차원에서 수년간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을 이끌어낼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바이오·수소 등 신사업을 발굴·육성하는데 전념할 수 있었다.

정 사장은 올들어 지난 1월 CES2022에서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 빌더'가 돼 더 지속가능하고 더 똑똑하며 그리고 더 포용적인,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 사장은 미래 조선·해양과 에너지, 기계 등 3대 핵심사업을 이끌어 나갈 혁신기술로 △아비커스의 자율운항기술 △액화수소 운반 및 추진시스템 기술 △지능형 로보틱스 및 솔루션 기술 등을 제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이 향후 그룹 성장 전략을 바이오·로봇사업·수소에너지를 중심으로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그동안 숙원으로 추진했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이 무산된 만큼 이에 걸맞은 신사업과 주력인 조선업을 아우르는 경영성과를 대내외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오너로서의 숙명도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근 2~3년 간 친환경 선박 수주 등의 증가가 예상되는 등 호황이 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 사장은 현대오일뱅크,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통해 미래 신사업 동력을 얻으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현대삼호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관련 연구·개발 자금 확보가 당면과제다.

계획대로 상장이 이뤄지면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조선사업회사로 이어지는 그룹의 지배구조상 경영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한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추가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정 사장의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은 최대주주인 아버지 정몽준 (26.60%) 아산재단 이사장에 이어 2번째인 5.26%다.

반세기 전 정주영 창업주의 '창조적 예지'에서 시작된 현대중공업이 전문경영인 권오갑 회장을 거쳐 오너 3세 정기선 사장을 통해 새로운 50년의 '퓨처빌더'를 어떻게 선보일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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