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남자가 있다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에요."
펜싱 국가대표인 '미녀 검객' 남현희(28.서울시청)는 펜싱 뿐 아니라 개인의 삶, 배움에도 욕심이 많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게 남현희의 펜싱 선수로서 최대 목표라면 결혼은 개인적으로 가장 큰 소망이다.
태릉선수촌에서 기자와 만난 남현희는 당장 눈앞에 떨어진 과제로 "9월 말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이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펜싱 국가대표인 '미녀 검객' 남현희(28.서울시청)는 펜싱 뿐 아니라 개인의 삶, 배움에도 욕심이 많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게 남현희의 펜싱 선수로서 최대 목표라면 결혼은 개인적으로 가장 큰 소망이다.
남현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매번 운이 따르지 않았다. 8강에 진출했던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면서 "올해는 꼭 정상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남현희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것을 제외하고는 메이저급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 탈락을 비롯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05년부터 3년 연속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펜싱 여제' 발렌티나 베잘리(35.이탈리아)의 벽에 막혀 4강행이 좌절된 적도 있었다.
남현희는 "이제 긴장이 되기 시작한다. 계획표에 훈련을 더 추가하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보강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난도를 높인 기술의 다양성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잘리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지긴 했지만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자신감을 넘어 이겨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승리욕을 불태웠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칼을 잡았던 남현희는 태릉선수촌 내에서 '훈련 벌레'로도 통하지만 소박하고 개인적인 희망 사항도 전했다.
남현희는 "여동생이 먼저 결혼했는데 아이를 낳은 지 벌써 6개월 됐다"면서 "이제는 좋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바로 결혼하고 싶다. 결혼해서 건강한 아기도 낳고 싶다"고 했다.
3녀 중 장녀인 남현희로서는 바로 밑의 여동생이 결혼해 아기까지 둔 게 큰 자극이 된 셈이다.
하지만 남현희는 "결혼을 하더라도 펜싱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현희는 "펜싱은 결혼해도 계속할 수 있는 종목"이라면서 "결혼하면 그때 가서 다시 상황을 봐야겠지만 애를 낳아도 펜싱을 계속하고 싶다. 자녀에게도 취미로 펜싱을 가르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련미가 어느 스포츠보다 중요한 펜싱 종목 특성상 나이가 들어도 노력한 만큼 실력이 꾸준히 향상되는 종목이 펜싱이라고 남현희는 설명했다.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지 벌써 8년이 된 남현희는 그동안 대표팀에서의 고된 훈련을 참아낸 소회도 밝혔다.
그는 "장신이 유리한 펜싱에서 작은 키는 불리했다. 그래서 남들이 쉴 때 나도 쉬면서 훈련할 수가 없었다. 훈련 때도 더 빨리 더 많이 움직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키가 작은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남현희는 또 "경기에서는 다리를 더 찢으며 공격했고 과도한 동작도 나왔다. 상대보다 더 많이 움직였다"고도 했다. 올해 초 두달간 유럽투어를 다녀오고 나서는 무리한 동작으로 왼쪽 골반과 왼쪽 어깨에 물이 차는 부상도 있었단다.
어릴 때부터 남달리 스포츠를 좋아해 초등학교 친구들과 축구를 자주 즐겼다던 남현희는 펜싱에 입문하게 된 계기도 설명했다.
남현희는 중학교 1학년 입학 당시 학교에 펜싱부와 육상부 두 개 운동부 가운데 자진해서 육상부에 들어갔다. 펜싱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러던 중 남현희는 키가 반에서 두 번째로 가장 작았지만 순발력과 점프력이 뛰어나 멀리뛰기에서 1위를 했고 당시 체육교사인 펜싱부 코치의 눈에 바로 남현희가 띄었다.
남현희는 "선생님의 권유로 육상부에서 펜싱부로 옮겼는데 3개월간 기본기를 배웠는데 매우 재미있었다. 지루해질 때쯤에는 칼을 잡았다.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펜싱의 매력을 느꼈고 이후 펜싱은 내 인생의 전부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현희는 학업을 비롯해 배우고 싶은 것이 많다고도 했다.
올해 2학기부터 성신여대 교육대학원에 장학생으로 입학할 예정인 남현희는 "펜싱을 가르치는 것은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면서 "지금은 올림픽 금메달이 목표지만 나중에 학업에도 뜻이 있다"고 말했다.
남현희는 이어 "펜싱을 안 했더라면 아마 체조나 다른 종목의 운동선수가 돼 있었을 것"이라면서 "지금도 수영과 요가를 배우고 싶고 영어회화도 잘하고 운전면허도 따고 싶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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