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중신용대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 중 카카오뱅크는 '포용금융'을 외치며 중신용대출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으나 목표치를 채우기에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대출 상품 부문에서 금융 포용을 확대해가겠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카카오뱅크가 급속 성장하면서 중금리대출 비중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다는 지적을 인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저신용자는 KCB 기준 820점 이하를 뜻한다. 지난 5월 말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올해 중신용대출 목표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20.8%로 늘리겠다는 목표치를 적어냈다.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중신용대출 비중은 다소 약진한 모습을 보였다. 잔액 기준 중신용대출 비중은 1분기 말 10.0%에서 2분기 말 10.6%로 0.6%포인트 상승했다. 공급액도 상반기 2538억원으로 1조원 가량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에 비해 부족한 수치다.
이에 중·저신용자보다 고신용자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카카오뱅크는 중신용대출의 최대 대출기간을 확대하고, '중신용플러스대출', '중신용비상금대출' 등 상품군을 확대했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신규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중단했다.
이러한 중신용대출 늘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으로 3분기 중신용대출 비중은 13.4%, 10월 말 기준 14.6%로 확대됐다. 공급액 역시 7~10월 사이 9189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그러나 올해 목표치에 비하면 6.2%가 남았다. 남은 4분기 내에 9000억원에 달하는 중신용대출을 내줘야 한다.
일각에서는 전체 신용대출을 줄여 중신용대출의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현재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대출 문이 막혀 대환대출이 어렵고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자들이 대출금을 상환하기는 어렵다.
상황이 이러하자 올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다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금융당국이 내년도 신사업 진출 인·허가 등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더구나 신용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해 사실상 금리 경쟁력을 잃었다는 불만이 나왔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7월 3.95%까지 3%대를 지키다가 8월 4.07%, 9월 4.95%, 10월 5.44%, 11월 6.19%로 급속히 올랐다.
카카오뱅크 측은 이에 대해 고신용대출을 줄이고 중저신용 고객에게 대출을 늘려 평균 금리가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고신용 고객의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였고, 중신용고객의 금리를 일부러 낮춘 후 한도를 높이는 작업을 통해 중금리대출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리를 올려 이익을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저신용자에게 더 많이 대출을 해주겠다는 의미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출한 목표치에 따라 중신용대출을 올리는 데 힘이 드는 건 맞지만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며 "4분기에는 중·저신용자에게 카카오뱅크의 대출 상품을 알리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