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계 변방일지라도 맡은 팀을 잇달아 메이저 대회 4강에 올려놓은 그의 탁월한 지도력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히딩크 감독에게 결코 기분 좋은 애칭만은 아니다. 지긋지긋하게 이어져 온 그의 메이저 대회 `4강 징크스'를 달리 표현한 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이 다시 한번 4강 징크스에 발목을 잡혔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첼시는 7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홈 경기에서 종료 직전 뼈아픈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1, 2차전 합계에서도 1-1이 됐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 득점을 우선시하는 대회 규정에 따라 결승 티켓은 바르셀로나에 돌아갔다.
히딩크 감독은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을 이끌고 지난 1987-1988 시즌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 결승에서 벤피카(포르투갈)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네덜란드에서 정규리그 6회, FA컵(KNVB컵) 4회를 비롯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1998년 인터콘티넨탈컵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우승 경험도 많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에서는 번번이 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4강에서 주저앉았다.
21년 전 유러피언컵 우승이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거둔 메이저 대회 타이틀이다.
히딩크 감독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 4강에 올랐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이전까지 대회 본선 무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한국을 맡아 역시 4강까지 진군하는 신화를 썼다.
이후 다시 네덜란드로 돌아가 에인트호벤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 감독은 2004-2005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강까지 나아갔다.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는 유럽 축구의 중심에서는 벗어나 있던 러시아 대표팀을 4강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세계 축구계를 휘감았던 '히딩크 마법'은 늘 4강에서 끝났다.
시즌 중 맡은 첼시를 올 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에 올려놓긴 했지만 다시 찾아온 메이저대회 우승 기회에서 결국 '4강 징크스'는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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