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하반기 경영전략 다시 짠다
상태바
은행들 하반기 경영전략 다시 짠다
  • 운영자
  • 기사출고 2009년 06월 18일 10시 54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들이 하반기 경영 전략을 세우느라 골몰하고 있다.

경기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원자재 값 상승, 환율 하락, 북한 관련 리스크 등 변수가 많아지면서 경영 환경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악화된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 은행들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내실경영을 통한 실적 회복에 초점을 맞춰 하반기 경영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경영 목표 새로 짠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4월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이행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약 8천700억 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달성하기로 했으나 내부적으로는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우리은행은 1분기에 1천675억 원의 순익을 냈고 2분기에도 전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 1조원의 순익을 달성하려면 하반기에만 6천650억원 이상의 순익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 여러 불안 요인이 있지만, 점진적으로 경제는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내부적으로 자산 및 건전성 관리, 비용관리를 통해 실적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경영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다. 올해 경영전략은 지난해 하반기 세운 것인 만큼 달라진 경제 환경에 맞게 손을 보는 것이다. 올해 경제 성장률을 3~4%로 전제하고 당시 세웠던 연간 당기순이익은 1조3천500억 원이었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측되는 만큼 순이익 목표를 현실성 있게 낮추되, 2% 자산성장 목표는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 경기가 급격하게 더 악화할 것으로 보는 견해는 적다"며 "달성 가능한 목표치를 제시하고 은행을 비롯한 자회사들이 영업에 더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급변하는 경기와 금융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올해는 분기별로 경영목표를 잡아 대처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워크숍과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7월쯤 경영목표를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올해 1분기에 적자를 냈기 때문에 3분기와 4분기에는 수익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민은행도 수익성, 건전성 관리, 비용 효율성, 사회적 책임을 하반기 경영 화두로 잡고 구체적인 전략 목표를 세우고 있다.
  
◇"돈 되는 곳을 찾아라"

문제는 실적을 올릴 뾰족한 방법이 마땅치않다는 점이다.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1%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통상 대출자산을 늘리면 영업수익은 늘어나지만 순이자마진이 축소되면 실제 손에 쥐는 이익은 얼마 안된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아 초저금리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고객에 따라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낮은 사례도 나오고 있다"며 "은행들은 결국 수익성이 낮은 업체에 대해 대출 금리를 조정하는 등의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산 건전성 관리도 하반기 경영의 핵심이다.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대손충당금(떼일 것을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돈) 적립 규모가 은행의 실적을 좌지우지했던 만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비이자 부문 쪽에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판매가 중단됐다시피 했던 펀드, 방카슈랑스와 환전 송금 등의 수수료 수익을 늘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파생상품 펀드 같은 신상품을 개발하고 기업 M&A에 대비해 인수금융(신디케이트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은행권의 치열한 선점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은 2010년 말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이들 상품에 가입한 기업은 중간 정산하거나 퇴직연금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면 은행은 신탁보수를 챙길 수 있고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