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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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채권 금리가 들썩이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3개월 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두 달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CD 발행 주체인 은행들의 자금 사정이 풍부하기 때문이지만, 채권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CD금리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3개월 물 CD 금리는 지난 4월 16일 2.42%에서 2.41%로 하락한 이후 이달 16일까지 2.41%를 유지하고 있다. CD금리는 이달 4일 2.42%로 0.01%포인트 오르는가 싶더니 다음날 곧바로 2.41%로 떨어졌다.
이와 달리 장기물과 1년짜리 단기물 금리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1일 3.81%에서 16일 기준 4.25%으로 0.44%포인트 올랐고, 회사채 3년물(AA-) 금리도 이 기간 0.40%포인트 상승했다.
1년짜리 은행채(AAA) 금리는 2.99%에서 3.60%로 0.61%포인트나 치솟았으며 364일물 통안증권 금리도 이달 들어 상승 폭이 0.74%포인트에 달했다.
채권금리가 상승한데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이성태 한은 총재가 "경기 하강세는 거의 끝났다"고 발언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적 통화정책을 펴왔던 한은이 경기하강세가 끝난 만큼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이를 선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CD금리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은행권의 자금 사정이 풍부해 굳이 높은 금리로 CD를 발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한은이 실시한 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입찰에는 47조5천억 원의 자금이 몰렸고, 한은은 이 중 11조5천억 원만 흡수했다. 낙찰금리가 2.00%에 불과했지만, 은행들이 낮은 금리라도 받고 한은에 50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도로 맡기겠다고 나설 정도로 단기자금 사정이 여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많은 상황에서 CD를 발행할 경우 지금의 2.41%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될 수 있다는 점도 은행이 CD발행을 꺼리는 이유다. CD금리가 낮아지면 이와 연동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떨어져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일부러 3개월물 CD 발행은 자제해왔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의 단기자금이 늘어나면 예금주가 누구이든지 간에 결국 은행에 돈이 쌓이게 된다"며 "은행들은 그동안 정부와 약정한 중소기업 대출 의무 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기업이나 가계대출 등의 여신운용은 자제해 자금사정이 넉넉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서민 가계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출금리 인하를 은행권에 독려한 것도 CD금리가 요지부동인 원인으로 꼽힌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은 (당국의 눈치 때문에) 지금보다 높은 수준에서 3개월물 CD금리를 발행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은행의 자금상황이 나빠지거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CD금리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금융투자협회 신동준 채권시장팀장은 "단기 채권을 중심으로 금리가 오르는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CD금리도 결국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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