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픈마켓 업체들이 배송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불만 폭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인터파크의 배송지연이 도마 에 올랐다.
인터파크는 지난 9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제18차 한국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인터넷쇼핑몰 부문 7년 연속 1위로 선정된 것이 무색해졌다는 힐난이다.
◆ 약속기일을 잊은 '김치냉장고'
이모씨는 최근 김장철을 맞아 인터파크를 통해 LG전자 김치냉장고를 구입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제품이 배송되지 않았음은 물론 판매자와의 연락마저 전무했다.
김장이 이미 진행중인 상태여서 마음이 다급해진 이씨는 인터파크 고객센터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인터파크 측은 판매자가 잘못된 이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배송지연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려 했으나 전화번호 자체가 잘못돼 연락을 취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이씨는 인터파크 측에 분명한 배송예정일을 요구했다. 이후 이씨는 한 관계자로부터 "사흘내에 제품을 배송해 주겠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약속한 기일이 지났음에도 김치냉장고는 '깜깜무소식'이었다. 이씨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장김치가 이미 익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손놓고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한 이씨는 고객센터에 재차 강력히 항의했다. 이씨를 당혹스럽게 한 '사건'은 이후 벌어졌다.
판매자가 "제품배송에 사흘정도가 추가로 소요될 것 같다"며 이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온 탓이다.
이씨는 "김치냉장고 배송지연으로 장기간 보관해야 할 김장김치가 벌써 익어버렸다"며 인터파크의 허술한 판매자 관리및 고객관리를 비난했다. 이씨는 배송 예정일을 알려주고 '안되면 그만' 이라는 식의 판매자 태도에도 불만을 표했다.
인터파크 측은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일부의 책임을 LG전자측에 떠넘기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사유로 고객과 약속한 날짜에 배송이 어려울 경우 사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며 "그 과정에 다소 미흡함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씨가 구입한 제품은 일반 택배로는 배송이 어려워 LG측에서 직배송 하는 제품"이라며 "LG전자 물류팀에 재고가 부족해 지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고물량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의 불만을 일시적으로나마 잠재우기 위한 '허위약속'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판매자를 비롯 판매중개업자인 인터파크 양측 모두 책임을 면하기 힘들다.
이울러 이 관계자는 "해당 판매자에게는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한 경고와 주의조치가 내려진 상태"라며 "이씨의 경우 주문취소 및 환불처리가 진행됐고, 사과의 선물로 '김치통'이 배송됐다"고 덧붙였다.
◆ '당일퀵배송서비스', 이름만 거창(?)
인터파크는 최근 홈페이지 리뉴얼을 통해 콘텐츠와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당일 퀵배송'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일·공휴일을 제외하고 월~토요일 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오후 10시 이전에 상품이 배송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타 동종업체들과의 차별화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발상이나 이씨 사례외에도 인터파크 배송과 관련한 불만이 적지 않다.
특히 온라인상에는 '안티 인터파크' 사이트까지 개설돼있는 실정인데다, 여기에는 배송과 관련한 불만이 적지 않다.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가교역할이 인터파크의 주된 역할임을 감안했을 때 근본적 개선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 소비자는 "시중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인터파크같은 오픈마켓을 찾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라며 "각 업체들이 '총알배송' 경쟁을 치열히 전개하고 있는 마당에 배송에 대한 불협화음은 (인터파크) 이미지에 악영항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미혜 기자 special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