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개체수가 늘어난 멧돼지가 고속도로까지 출몰하면서 대형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차량이 빠르게 달리는 고속도로의 특성상 야생동물의 로드킬(교통사고로 동물이 죽는 것)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 주변에는 야생동물이 안전하게 지날 수 있는 생태통로(ECO-BRIDGE)가 설치돼 있으나 모든 야생동물을 차단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부산 기장군 일광면 부산~울산고속도로 일광나들목 부근에서 발생한 멧돼지 로드킬 사고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날 오전 1시5분께 멧돼지 두 마리가 같은 장소에서 20분 간격으로 고속도로에 뛰어들어 차량 2대와 잇따라 충돌하면서 운전자 2명이 크게 다쳤다.
SM7 승용차 운전자 김모(56)씨는 한밤중에 뛰어든 멧돼지를 뒤늦게 발견했으나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사고 차량은 앞서 멧돼지와 충돌해 갓길에 서 있던 1t 포터 화물차를 들이받고 중앙분리대를 충격한 뒤 겨우 멈췄다.
사고현장 주변에는 야생동물들을 생태통로로 유도하는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고 생태통로와 생태 다리도 마련돼 있었으나 멧돼지의 진입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08년 12월 개통된 부산~울산고속도로(47.2㎞)에는 전 구간 울타리가 설치돼 있으며 200~300m마다 생태통로도 마련돼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부울고속도로 온양터널과 기장터널 경우 야생동물보호 차원에서 일반도로 형식 대신 터널형식으로 건설됐다."면서 "설계 당시부터 야생동물 보호를 고려해 동물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생태통로로 유도하는 시설을 설치했지만 모든 곳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사고는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내려오면서 유도 울타리를 뚫고 고속도로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관계자는 "지자체와 도로공사 측에서 생태이동통로와 유도울타리를 설치하고 있으나 먹이를 찾아 산에서 내려오는 야생동물들의 로드킬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야생동물의 이동경로를 분석하고 이를 고려해 통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