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외환파생상품인 키코(KIKO) 관련 피해를 본 기업 중 220여곳이 정부의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을 받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키코 계약기업 738개사 중 성장성이 있으나 키코 손실로 인해 여전히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220여곳에 대한 지원 방안을 정부 합동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유동성 부족 기업에 자금지원.출자전환
정부는 재무구조가 양호한 편이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선 기존 패스트트랙에 따른 보증지원액을 포함해 최대 50억원의 범위에서 신용보증기관들이 보증을 서도록 했다.
추가 보증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은 키코 손실액을 제외한 부채비율이 250% 이하인 기업 중에서 영업이익률이 3% 이상 돼야 한다. 추가 보증지원은 내년 6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신규자금 대출로는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대해선 기존 대출을 출자전환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출자전환시 우선주전환을 원칙으로 하되,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에는 경영권을 가급적 대주주에게 위임하고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을 통해 출자전환을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자금지원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부채비율이 350%를 초과하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0배 미만인 기업들은 출자전환 지원대상이 된다.
정부는 또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에 대해선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해 긴급 경영안정자금 2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회생가능성이 큰 기업에 대해선 기존에 융자된 정책자금의 원금상환을 1년6개월 유예키로 했다.
수출신용보증도 추가로 공급된다.
무역보험공사는 다음달부터 금융권 자금지원 대상기업에 대해 수출신용보증 지원을 정상화하고, 신용장거래기업에 대해선 신용등급을 일부 완화해 총 500억원 범위 내에서 지원키로 했다.
또한 별도 재원이 확보될 경우 내년 1월까지 특별수출신용보증 공급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존 패스트트랙에 따른 지원금의 만기를 상환시까지 연장해주는 한편, 금융감독원과 각 은행에 설치된 `중소기업금융애로상담반'을 통해 추진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키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술력과 영업력 등 성장성이 높은 키코 계약기업을 선별해 집중지원한다는게 이번 지원방안의 원칙"이라며 "회생이 불가능한 기업은 지원대상에서 제외해 도덕적 해이를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220여곳이 지원대상..키코 피해액 3조2천억
정부는 키코 계약기업 738곳 중 부도 등으로 인해 재무상황 파악이 어려운 80여곳과 자체적으로 정상 영업을 하고 있는 160여곳을 제외한 490여곳을 유동성 애로를 겪고 있는 기업으로 추산했다.
여기에다 키코 손실액이 자기자본의 10% 미만이어서 비교적 피해가 적은 기업 270여곳을 제외한 220여곳을 지원 대상으로 삼았다.
220여곳 중 영업이익률이 3% 이상이거나 키코 손실액을 제외한 부채비율이 250% 이하인 기업 120여곳은 자금지원 대상으로 분류하고, 영업이익률은 3%를 넘지만 부채비율이 350%를 초과하는 40여곳은 대출금 출자전환 기업으로 평가했다.
자금지원과 출자전환 지원 요건에 못미칠 정도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 60여곳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대상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한편 키코 사태가 불거진 이후 해당 기업들의 평균적인 재무구조는 취약해졌지만 최근 들어 영업이익률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코 피해기업 중 자본잠식 및 부채비율 500% 초과 업체의 비중은 2007년 9.8%에서 2009년 17.9%로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키코 피해기업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6.32%로 전체 중소제조업(5.60%)을 상회했다. 영업이익률이 6% 이상인 회사 비중은 2007년 32.6%에서 2009년 46.7%로 상승했다.
다만 영업적자 회사 비중 역시 같은 기간 9.5%에서 16.2%로 증가, 키코 피해기업 간에도 경영여건의 격차가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6월말 현재 키코 거래로 인한 기업의 손실액은 3조224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중소기업에서 2조3260억원, 대기업에서 898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또 실현된 손실이 3조156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평가손실은 678억원이었다.
정부가 2008년 이후 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을 통해 유동성 지원 등에 나선 금액은 모두 628개 기업에 대해 6조1812억원이었다. 유형별로 만기연장이 3조20억원이었으며, 대출전환 1조8752억원, 신규여신 1조3040억원이었다.
연도별로는 2008년 1조4270억원에서 2009년 4조386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가 올해 들어서는 8월말까지 3676억원 지원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