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곤두박질' 남용 부회장 자진사퇴…'화학'은 사상 최대 실적

두 회사 모두 현재 여의도 LG 트윈타워 동관에 입주해 공간적인 거리는 가깝지만 풍경은 영 딴판이다.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지 못한 LG전자는 이에 책임을 지고 9월 중순 남용 부회장이 전격 사퇴하고 오너 일가인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경영을 맡아야 했을 만큼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이 1천262억원을 기록, 작년 동기 대비 90%나 급감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3∼4분기 역시 이보다 저조한 실적이 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측이다. 심지어 내년 1분기까지도 실적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마트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출시가 경쟁사에 비해 늦어지면서 보급형 휴대전화나 LCD TV 등의 가격이 하락한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는 평가다.
구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자마자 LG전자는 이달 1일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것은 물론 사내 분위기 쇄신을 위해 새 인사말과 구호를 "반드시 일등합시다", "독하게 실행하자"로 정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분위기가 비장할 정도"라고 전했다.
LG전자에서 몇 층만 내려오면 되는 LG화학은 완전히 '딴 집'이다.
2분기엔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3분기 역시 3분기 실적으로는 정점을 찍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LG화학은 매출 14조4천억원에 영업이익 2조2천억원이 넘었다. 지난해 전체 실적과 비교해도 매출은 불과 1조1천억원 적고 영업이익은 이미 2천억원 많다. 덕분에 주가도 연초에 비해 배 가까이 올랐다.
LG화학은 이런 실적뿐 아니라 올해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의 강자로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것에 방점을 둔다.
지금 당장 가시적인 성과는 나지 않는 사업이지만 LG화학은 앞으로 몇 년치 먹을거리를 장만했다는 자신감에 찼다. 특히 7월 미국 2차 전지 생산공장 기공식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그룹에서도 '올해 최고의 장면'으로 꼽고 있다.
LG화학 김반석 부회장은 지난 19일 실적발표회에서 "4분기에도 실적이 좋을 것"이라며 "'조 단위'의 2차 전지 주문을 받아 오히려 물량을 다 공급하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엄살'을 떨 만큼 여유를 보였다.
LG화학 직원들이 인사와 성과급이 결정되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21일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만큼 승진 인사와 성과급에서 그만큼 보상이 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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