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13일 불법 상속·증여 의혹과 관련해 서울 장충동 태광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태광그룹의 이호진(48) 회장은 계열사의 신주를 저가에 발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아들 현준(16)씨에게 그룹의 지분을 불법 상속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상속 등과 관련한 내부 문서와 PC 하드디스크 등 관련자료 30∼40박스 분량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등을 정밀 분석함으로써 그룹 측이 티브로드 홀딩스와 티알엠, 흥국증권 등 계열사 신주를 싼값에 발행해 대표 아들에게 몰아줬는지를 규명할 예정이다.
또 이 회장 측이 고(故) 이임용 선대 회장에게서 물려받은 거액의 재산을 장기간 차명 주식과 부동산 형태로 관리했다는 소문의 진위도 밝힐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로 증권 집단소송을 이끈 서울인베스트는 이 대표가 가족 소유 업체에 그룹 자산을 옮기고, 주요 계열사의 지분 절반가량을 아들에게 헐값에 넘겨 주주와 회사에 큰 피해를 줬다고 이날 주장했다.
이어 그룹이 간판업체인 태광산업의 자산을 다른 계열사로 몰래 이전해 해당 기업가치를 4조∼5조원에서 1조2천억원으로 깎아내린 개연성이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은) 법적인 문제가 해결된 사안이라 별도의 대응을 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태광그룹은 52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기업집단으로, 이 중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흥국화재해상보험, 큐릭스 등은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