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시장 패닉… 배추대란 '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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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시장 패닉… 배추대란 '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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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가↑· 마진폭↓…정부 "매점매석 금지 10월 안정"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현재까지는 괜찮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대상FNF 종갓집 관계자)

 

극심한 배추물량 부족이 김장철을 앞둔 김치시장 전체를 울상 짓게 만드는 '기현상'이 최근 벌어지고 있다.

 

김장주체인 소비자군은 물론이거니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배추수확량 앞에 생산-판매-소비로 이어지는 포장김치 시장라인에도 큰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원재료값 상승으로 인해 가계부담이 큰 소비자, 마진폭이 감소한 생산자, 유통량이 줄어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지 못한 판매자들 모두 이렇다 할 해결책 없이 긴 장탄식만 내뱉고 있다. 정부는 매점매석을 막는 대책을 다급히 마련한 가운데 내달 중 위기가 가실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6500원짜리 배추 한 포기, 하루 만에 12000

 

근래 들어 배추 값이 '폭발적'을 뛰어넘어 가히 '살인적'으로 폭등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태풍과 폭우 등 기후적 영향과 더불어 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해 산지 수확량이 크게 떨어진 것이 원인이다.

 

신세계 이마트 가격이 단적인 예다. 이마트는 286500원선에 팔던 배추를 29일에는 12000원선 까지 대폭 끌어올렸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둔 소비자를 사이에서 '금배추'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갓집(대상FNF)으로 대표되는 국내 포장김치 제조업체들의 표정도 어둡다. 배추가격 인상에 따라 판매가를 올려야 하지만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신경 쓰인다. 자칫 가격정책을 잘못 가져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반발여론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언급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배추나 포장김치를 직접 판매하는 대형유통업체들도 곤란하기는 매한가지다. 크게 올린 가격에다가 판매되는 물량자체마저 극소량인 까닭에 소비자들의 눈길은 싸늘함 그 자체다.

 

시장 전체에 '남는장사'를 하는 장사꾼이 없는 상황과 다름 없으나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산지에서 출하되는 배추 수량 자체가 매우 제한적인 탓이다.

 

배추 수요자 측면에서 '큰손'임과 동시에 60% 안팎의 포장김치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종갓집의 푸념은 이를 상당부분 방증한다.

 

종갓집 관계자는 "김치공장을 돌리는데 (배추가 부족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생산을 멈출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원자재(배추 원산지)가격은 우리가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는 실정"이라며 "기후적인 악조건에다 배추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대규모 배추 수확지인) 강원도에 퍼져 정상적인 배추의 수확량이 극히 낮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박리다매 형식으로 운영가닥은 잡았으나 한계가 있어 본사차원에서 고민이 많다""대형마트에 대한 물량(포장김치) 수급은 (29) 현재 문제 없으나 앞으로가 문제"라고 전망했다. 

 

◆ 포장김치업계 "본전만 하자"… 정부 긴급 대책 마련

 

그는 "배추 여유분 확보자체가 되지 않아 대형마트 등에 수급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그렇다고 불량 배추잎사귀로 김치를 만들 수는 없지 않느냐. 딱히 방법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포장김치를 생산하는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배추가격이 워낙 높아 시장에서 포장김치의 수요가 매우 높다"면서도 "마트 수요의 절반 정도도 못 채우고 있다. 김치를 만들 수 있는 배추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포장김치 업계가 내달 중 10~15%정도 가격인상을 고려 중이나 배추가격 상승폭에 턱없이 부족해 (포장김치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손해를 피하기 위해) 몇 십 프로씩 가격을 올릴 수는 없지 않느냐. 김치업계 전체에 '본전만 하자'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정치권도 사상 유례없는 배추파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9일 배추값 폭등을 막기 위해 중간 유통상인의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내용의 배추값 폭등 대책을 서둘러 마련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같은 날 정부과천청사에서 "10월 중순경에 가을배추가 나오게 되면 이 정도의 이상현상은 없어질 것으로 본다" "다만 11~12월 김장철을 대비해 관계부처와 배추 등 수급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계제로'의 시장분위기 속에서 잔인한 김장철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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